두바이 외곽의 뜨거운 사막. 황톳빛 건물 속 발광다이오드(LED) 불빛 아래 자라는 로메인 상추와 루콜라가 흙 한 줌 없이 뿌리를 내린다. 물 한 방울이 아쉬운 이곳에서 수경재배로 싱싱한 채소를 길러내는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 팜. 에미레이트 항공이 소유한 ‘부스타니카(Bustanica)’다. 이곳 농작물은 두바이 전역 수퍼마켓에서 소비자를 만난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프리미엄 기내식 샐러드’란 타이틀을 붙이고서다. 요즘 항공사들은 하늘만 쳐다보지 않는다.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도 수익을 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를 꾀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하늘길도 끊길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고객 일상으로 파고드는 ‘지상 전략’이 생존 조건이 됐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