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재수교 긍정' 중도·우파 대선후보 2명, 개표 중반 접전
카스트로 정부, 2023년 중국과 수교…대만과 82년 외교관계 끊어
온두라스 좌파 퇴진 눈앞…새 정부, 다시 대만 손잡나
'대만 재수교 긍정' 중도·우파 대선후보 2명, 개표 중반 접전
카스트로 정부, 2023년 중국과 수교…대만과 82년 외교관계 끊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미 온두라스 대선에서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이 개표 중반 좌파 집권당 후보를 일찌감치 따돌리면서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두 선두권 후보는 모두 대만과의 재수교에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던 터라, 온두라스 새 정부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외교 노선 변화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에서 제공하는 예비 개표 결과를 보면 전날(11월 30일) 치러진 대선에서 개표율 56% 기준 우파 성향 국민당의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67) 후보와 중도 성향의 자유당 소속 살바도르 나스라야(72)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득표율은 39%대 후반으로, 0.02∼0.03% 차이 정도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좌파 성향 여당 '자유와 재건당(리브레당)' 소속 릭시 몬카다(60) 후보는 19%대 득표율에 그쳤다.
다른 후보들 득표율은 1%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현지 언론 예측을 벗어나는 양상이다. 라프렌사와 HCH방송 등은 애초 아스푸라·나스라야·몬카다 간 3파전을 예상했다.
특히 개표율 중반까지 박빙 1위를 하는 우파 아스푸라 후보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79)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지지를 받았던 만큼 최종 당선 여부에 국제사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하비에르 밀레이(55) 아르헨티나 대통령 역시 엑스(X·옛 트위터)에 "온두라스를 파괴한 좌파 폭군에 맞서는 인물"이라며 아스푸라 후보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정상이 실제 아스푸라 후보에게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것과는 별개로 대선 개표 흐름으로는 집권당 퇴진으로 기울면서 온두라스에서는 4년 만에 좌파 정치 세력이 다시 정권을 내줄 전망이다.
2009년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73)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한 시오마라 카스트로(66) 현 대통령은 2021년 대선에서 우파 국민당 12년 집권 역사를 끊고 첫 온두라스 여성 국가수반으로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경제난 해결을 위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양상이다.
내년 1월 출범하게 될 온두라스 새 정부에서는 정책적으로 현 정부와 선명하게 구별되는 노선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목되는 지점 중 하나는 중국과 대만을 상대로 한 외교 전략에서의 급변침 가능성이다.
온두라스는 2023년 3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면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대만과 온두라스의 외교 관계 단절은 1941년 이후 82년 만의 일이었다.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2021년 대선 전부터 "경제난 타개"와 연계해 중국과의 수교에 열려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몇 차례 한 바 있다.
이와는 반대로 우파 아스푸라 후보와 중도 나스라야 후보는 모두 유세 과정에서 대만과의 외교 관계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누가 당선되든 실제 '중국 단교·대만 재수교'를 단행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런 움직임은 중남미 내 영향력 강화에 주력하는 중국 정부에는 외교적 타격으로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마셜제도, 파라과이, 과테말라, 투발루, 팔라우,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등 12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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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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