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규한 기자] 1일 오후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K리그 어워즈 2025’ 시상식이 열렸다.이날 시상식에는 최우수감독상, 최우수선수상(MVP), 영플레이어상, 베스트11 부문에 뽑힌 각 구단 수상자들과 후보들이 자리를 빛낸다.신태용 전 감독이 행사에 참석해 황선홍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12.01 / [email protected]
[OSEN=홍은동, 정승우 기자] 울산HD의 시즌 후폭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등 위기 끝에 간신히 K리그1 잔류를 확정했지만, 그 뒤로 이어진 폭로와 반박 속에서 진실공방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승현의 "폭행이 있었다"는 주장과 신태용 전 감독의 "그런 일 없다"는 반박이 정면으로 맞부딪힌 가운데, 선수들의 추가 입장 예고까지 더해지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달 3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제주SK에 0-1로 패했다. 같은 시각 수원FC가 광주에 0-1로 패하면서 울산은 최종 9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최근 3년 연속 K리그1 정상에 올랐던 울산의 체면은 완전히 구겨졌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김판곤 감독이 시즌 중 경질됐고, '소방수'로 부임했던 신태용 감독 역시 논란 속에 경질됐다. 선수단 분위기는 바닥까지 추락했고, 이청용이 골을 넣고 펼친 '골프 스윙' 세리머니 장면은 내부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결정적 시발점이 됐다.
최종전 종료 후 정승현은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 폭행이라면 폭행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신태용 감독의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뛰었던 중동 팀에서도 선수에게 욕설을 하면 감독이 바로 경질됐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발언 이후 여론은 급변했다. 이전까지 이청용의 세리머니를 두고 "선을 넘었다"는 비난이 이어졌지만, 정승현의 폭로가 나오자 분위기는 뒤집혔다. 축구 팬들은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소셜 미디어와 커뮤니티는 정승현의 폭로 내용을 두고 격하게 요동쳤다.
정승현은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그는 "시즌 끝나고 다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고, 김영권 역시 "생각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라고 해 추가 증언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논란의 파장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폭로 하루 뒤,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직접 기자들과 마주했다. 신 감독은 정승현의 발언에 대해 "승현이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함께했던 동료이자 가장 아꼈던 제자다. 울산에서 마지막까지 미팅했던 친구도 승현이다. '감독님, 죄송하다'고 인사를 잘하고 나왔는데 왜 이런 인터뷰가 나왔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폭행 의혹에 대해 고개를 저렸다.
신 감독은 문제가 된 영상도 언급했다. 최근 축구계에서 회자된 정승현의 뺨을 치는 듯한 장면이 담긴 영상에 대해 "울산을 나오고 나서 봤다. 몇 년 만에 한 팀에서 만나 너무 반가워 내 표현이 과했던 것 같다. 승현이가 그걸 기분 나쁘게 생각한다면 미안하다. 폭행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폭행이 있었다면 나는 감독 안 한다. 그런 일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신 감독은 "승현이가 왜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 나도 직접 물어봐야 할 것 같다"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단의 공식 입장 발표가 임박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다. 나는 모른다. 기다릴 뿐"이라고 답했다.
현재까지 양측의 주장은 정면으로 엇갈린다. 정승현은 명확히 "폭행이었다"고 표현했고, 신태용 감독은 "아끼던 제자라 표현이 강했을 뿐 폭행은 없었다. 의도도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해당 영상의 해석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청용과 김영권 등 핵심 고참 선수들의 추가 입장 발표가 예고되면서 향후 논란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 구단도 조만간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2025시즌이 끝났지만, 울산의 문제는 시작에 불과해 보인다. 잔류라는 결과 뒤에 쌓여 있던 갈등과 상처가 표면 위로 올라오면서 K리그 전체를 뒤흔드는 진흙탕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사자들의 명확한 설명과 구단의 공식 입장, 그리고 팬들이 요구하는 진실 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