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여자 단식 최강자 안세영(23, 삼성생명)의 상금 규모가 화제다. 예상보다 적은 액수에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볼라로 배드민턴'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안세영의 최고 자리에 오른 지 6년이 지났다. 올해 만 23세인 그는 최고의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올해 그녀는 수많은 업적을 달성하며 전설들의 기록에 근접했다. 10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23년 9관왕이었던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라고 조명했다.
매체는 "중국 언론도 안세영을 약점이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재능과 경기 지능, 신체 능력, 정신력, 기술 등 모든 걸 완벽히 갖춘 육각형 선수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하나의 아이콘이 된 그녀의 압도적인 활약이 상금 규모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아쉬워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미 중국 배드민턴계에서도 한 차례 나왔던 이야기다. 최근 중국 '넷이즈'는 "안세영은 올해 중국 랭커들을 상대로 3승 17패를 거뒀다. 압도적인 중국 킬러였다. 그는 이번 시즌 72경기에서 무려 68승을 챙겼다. 그럼에도 상금은 76만 3000달러(약 11억 2000만 원)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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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안세영은 2025년 역대급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에만 무려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차례로 우승했고, 호주 오픈 우승까지 추가하며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안세영은 2023년 자신이 작성했던 시즌 9관왕 기록을 넘어 여자 단식 기준 최초의 업적을 달성했다. 대기록을 달성한 안세영은 10관왕을 기념하는 특별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한 뒤 손가락 10개를 접었다가 차례로 폈다. 그리고는 너무 쉽다는 듯 양 손을 펼치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안세영의 위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이번 시즌 68승 4패로 94.4%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중국 '소후'는 "하지만 안세영의 진정한 '신의 힘'은 승률에서 나온다. 그는 배드민턴 역사상 전설적인 모든 선수를 제치고 남자 단식 전설들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 승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배드민턴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 시즌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배드민턴계의 메시와 호날두로 불리는 린단과 리총웨이는 각각 2011년과 2010년에 92.75%의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의 단일 시즌 최고 승률 기록이었다. 2019년에 11회 우승 기록을 세운 모모타 겐토조차도 승률이 91.78%였다. 여자 단식에서는 리쉐루이가 2012년에 56승 5패, 승률 91.8%를 기록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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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세영의 압도적인 활약이 상금 규모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드민턴은 아마추어 종목인 만큼 상금 규모도 적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지만, 안세영이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번번이 그에게 막히고 있는 중국 팬들까지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
볼라로 배드민턴은 "한 팬은 '안세영은 한 해 동안 68승 4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상금은 76만 3175달러에 불과하다니?'라는 글을 남겼다. 일부 팬들은 그녀를 올해 3190억 루피아(약 281억 6700만 원)를 벌어들인 세계 랭킹 2위 테니스 선수 야니크 시너와 비교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종목이 다른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의미가 없지만, 안세영과 시너의 상금 규모는 25배나 차이 나는 상황. 매체는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스폰서십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금 문제는 별개라고 지적한다. 1년 내내 진행되는 일정과 꾸준히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최고 선수들에 대한 보상이 그에 걸맞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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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세영은 올해 마지막 대회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우승한다면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작성한 남자 단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까지 따라잡게 된다. 시즌 상금 수입도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로 100만 달러(약 14억 6800만 원)를 돌파하게 된다.
모모타 겐토 시절에 비하면 상금도 많이 올라간 편이다. 볼라로 배드민턴은 "안세영의 상금 수입은 2019년 모모타 겐토의 압도적 활약과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했다. 당시 BWF는 모모타 겐토가 한 해 동안 11승을 거두며 총 상금 50만 6900달러(약 7억 4400만 원)로 신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매체는 "안세영이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하면 한 해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다. 하지만 이 수치조차도 축구, 농구, 모터스포츠, 테니스, 격투기 등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의 수입엔 크게 미치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