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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 특사 회담 전 "유럽이 싸운겠다면? 우리도 준비돼" (종합2보)

연합뉴스

2025.12.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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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포럼서 유럽 겨냥 "그들은 전쟁의 편에 서 있다…종전안 변경 용납 못 해" 모스크바서 트럼프 특사·사위와 약 5시간 종전안 논의
푸틴, 美 특사 회담 전 "유럽이 싸운겠다면? 우리도 준비돼" (종합2보)
투자포럼서 유럽 겨냥 "그들은 전쟁의 편에 서 있다…종전안 변경 용납 못 해"
모스크바서 트럼프 특사·사위와 약 5시간 종전안 논의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곽민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 주도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P·타스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만나기 전 참석한 투자 포럼에서 "우리는 유럽과 싸울 계획이 없다고 수백 번 이야기했지만, 유럽이 우리와 싸우고 싶어 하고,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유럽 국가들)은 평화 의제 없이 전쟁의 편에 서 있다"며 "그들이 시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일부 변경은 전체 평화 프로세스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잘 알면서도 러시아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내세우고 있다"며 "최근 제안된 변경 사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평화 이행 절차의 붕괴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크렘린궁에서 위트코프 특사, 쿠슈너 등과 만나 약 5시간 동안 종전안을 협의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보좌관,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 등이 배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미국 대표단이 동반한 통역사까지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미국 측 인사는 3명이 전부"라며 "회담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과거 푸틴 대통령과 회동에서 러시아 측 통역사에게 의존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는데, 이날은 미국 측 통역사가 동석했다는 설명이다.
회담 이후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이번 만남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더 가까워지지도, 더 나아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종전안을 추가 협의한 결과를 토대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 협상에서는 지난달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양측의 협의를 통해 19개 항으로 축소된 종전안에 대한 수정안이 도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미국이 주도해 마련한 종전안은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28개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의 군대 규모를 60만명으로 제한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비가입을 헌법에 명기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돈바스를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들어 있었다.
사실상 러시아의 요구가 모두 포함된 셈이지만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반발한 사안들은 삭제되거나 전쟁 당사국 정상 간 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으로 보류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측 위트코프 특사가 러시아 측 우샤코프 보좌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 관해 조언을 건네는 듯한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종전안은 제네바에서 19개 항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에 유리한 종전안 수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왜 즉시 평화 협정에 서명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러시아가 평화 협상을 지연하면서 유럽을 '패싱'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토의 한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의 유럽 관련 발언을 일축하며 "동맹은 단결돼 있고, 러시아는 유럽에서 나토를 물리칠 만한 병력 규모나 군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WSJ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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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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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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