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일 등 8개국과 반도체·광물 공급망 강화 추진
'중국 의존도 축소' 목표…12일 백악관서 8개국 회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이 인공지능(AI) 기술에 필요한 반도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일본 등 8개 동맹국과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컵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2일(현지시간) 보도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구상으로, 오는 12일 백악관에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당국자들과 첫 회의를 연다.
회의는 에너지, 핵심 광물, 첨단 반도체, AI 인프라, 물류 운송 등 다양한 분야 합의 도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헬버그 차관은 말했다.
그는 "현재 AI 시장은 미국과 중국 양강 구도"라며 "우리는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지만, 경쟁할 준비도 돼 있다. 우리 기업들이 강압적인 의존에 시달리지 않고 혁신적인 기술을 계속 개발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수년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 광물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애써왔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리튬, 코발트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해 '에너지 자원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조 바이든 전 정부는 개발도상국 광물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서방의 전문지식을 유치하기 위해 광물안보파트너십(MSP)를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지난 10월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면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그리고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1년간의 유예 조치에 합의했다.
헬버그 차관은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이번 구상이 AI와 관련된 모든 기술과 광물 생산국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이전 정부 계획들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 구상을 위해 신뢰하는 동맹들과 협력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참여국들은 이미 AI의 국가경제 규모와 군사력 모두에 미치는 변혁적인 영향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들은 'AI 붐'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헬버그 차관은 이날 국무부 직원들에게 보낸 전문에서도 "수십년간 국내 산업을 뒷받침하지도, 주요 공급망을 보존하지도 못한 세계화의 실패 이후 미국은 막대한 부와 기술적 우위를 활용해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공장과 제조업 건설을 통해 미 산업 경제를 재건하고,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분쟁 지역 안정화와 전쟁 종식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6세인 헬버그 차관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의 수석 고문을 지냈으며, 국가안보 문제에 관한 기술 리더들과 미 의원들의 모임인 '힐 앤 밸리 포럼'(Hill and Valley Forum)을 공동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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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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