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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향한 가짜뉴스에 열받은 마크롱, '언론인증' 도입 제안

연합뉴스

2025.12.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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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진영, '전체주의' 반발…엘리제궁 "정부 아닌 언론인 운영" 반박
아내 향한 가짜뉴스에 열받은 마크롱, '언론인증' 도입 제안
우파 진영, '전체주의' 반발…엘리제궁 "정부 아닌 언론인 운영" 반박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내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를 향한 극우 인사들의 가짜 뉴스 유포에 대응하겠다면서 언론 단체들이 운영하는 '언론 인증제' 도입을 제안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언론을 대표하는 전문 단체들이 '사실을 검증하고, 윤리 규범을 따르는 매체' 인증서 제도를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지역 신문 '라 부아 뒤 노르'(La Voix du Nord) 독자들과 대화 행사에서 "누가 진지한 사람이고, 누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사람인지 말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인증 제도가 존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제안이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들이 자기 아내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원래 남성이었다거나 소아성애자라는 가짜 뉴스를 뿌린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의 이 발언은 당시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다. 이후 '프랑스판 머독'으로 불리는 우파 성향 억만장자 뱅상 볼로레가 소유한 매체들이 최근 집중적인 보도로 이 문제를 부각하면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프랑스 우파 진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제안이 전체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언론인증제' 추진 우려 여론을 일으킨 볼로레의 지지자들은 그가 소유한 미디어 그룹이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정치 성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인증 대상에서 배제돼 '가짜뉴스 유포자'라고 낙인찍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인 국민연합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는 "언론 인증이 모든 민주주의자가 반대하는 위험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올가을까지 마크롱 정부 내무장관이던 우파 공화당 대표 브뤼노 르타이오는 가상의 전체주의 사회를 그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언급하면서 "프랑스에는 '진리부'가 필요한 것 같다" 비꼬았다.
'1984'에서 진리부는 이름과는 정반대로 과거의 사실을 현재 권력자의 의도에 맞게 삭제하거나 왜곡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다.
공화당은 마크롱 대통령의 '언론 인증제' 제안을 '위험한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반대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공화당은 "마크롱은 좋은 언론과 나쁜 언론을 지정할 권한을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적이 없다"며 "뉴스 인증은 '공식 진실'을 도입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엘리제궁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볼로레가 소유한 언론들이 마치 프랑스 정부가 직접 언론 인증 제도를 운영하려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허위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엘리제궁이 올린 영상 속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언론 인증제를 정부가 운영한다면 독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국가가 아니라 언론인들이 운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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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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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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