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토트넘의 전설로 자리 잡은 손흥민이 마침내 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 다시 런던으로 향한다.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올겨울 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을 위한 헌정식을 준비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한 에이스의 마지막 인사를 성대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여름 급하게 떠났던 이별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가 4개월 만에 완성되는 셈이다.
투 더 레인 앤드 백은 3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오는 12월 21일 홈구장에서 손흥민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가 손흥민에게 헌정되는 특별한 자리로 꾸며진다. 경기 전 공식 발표와 하프타임 공연까지 준비되는 등 구단의 레전드를 기리는 예우가 본격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한국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전을 끝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벗었다. 당시 10년을 함께한 팀을 떠난다는 사실을 직접 알렸지만, 영국으로 돌아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경기 직후 LA로 이동해 MLS LAFC 데뷔 절차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친선전이 그의 토트넘 고별전이 됐고, 이 아쉬움은 손흥민의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었다.
손흥민은 최근 인터뷰에서 런던 팬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할 기회를 놓쳤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토트넘에서 보낸 10년 동안 자신을 지지해 준 관중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그 역시 팬들이 그런 자리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은 이 소망을 받아들여 손흥민을 위한 특별한 귀환 무대를 준비했다.
토트넘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손흥민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리버풀전 티켓은 순식간에 동났다. 이미 빅매치인 리버풀전이지만 손흥민이라는 이름이 더해지며 이 경기는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 현상을 두고 쏘니 프리미엄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토트넘이 준비하는 행사도 단순한 초청을 넘어선다. 손흥민은 경기 전 공식 환영을 받고 하프타임에는 헌정 공연까지 마련된다. 구단 내부에서는 이번 자리를 통해 손흥민의 10년 공헌을 정식으로 기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장 밖에 동상을 세우자는 의견까지 등장하며 그의 상징성을 증명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454경기를 뛰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만으로도 프리미어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정상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최근 시즌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토트넘에 17년 만의 유럽대항전 트로피까지 안겼다. 유로파리그 우승은 손흥민이 남긴 가장 결정적 발자취 중 하나로 꼽힌다.
10년 동안 토트넘을 대표했던 얼굴이자, 글로벌 슈퍼스타로 성장한 손흥민의 마지막 인사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열망은 매 경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지난 시간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한다. 구단 역시 그가 남긴 발자취가 토트넘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 12월의 헌정식은 그런 모든 감정이 하나로 모이는 하루가 될 전망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