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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계엄 사과' 거부하자…"국민께 참회" 국힘 개별 사과 릴레이

중앙일보

2025.12.02 18:35 2025.12.0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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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인 3일 ‘계엄 사과’를 사실상 거부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별 사과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 사태에 대해 집단 사과했다. 재선 의원 중심의 공부 모임 ‘대안과 책임’이 주도해 작성한 사과문에는 “당시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비상계엄은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짓밟은 반헌법적, 반민주적 행동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4선의 안철수, 3선의 김성원·신성범, 재선의 권영진·김형동·박정하·배준영·이성권·조은희, 초선의 김소희·김용태·김재섭·안상훈·진종오 의원 등이 사과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금 국민께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실정을 비판하시면서도 국민의힘을 꾸짖고 계신다”며 구체적인 혁신 방안으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과 비상계엄령 선포 사과 ▶윤 전 대통령 등 비상계엄 주도 세력과의 정치적 단절 ▶민생정당, 정책 정당으로의 체질 개선과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내세웠다.

권성동 의원과 함께 ‘쌍권’(권영세·권성동)으로 불리며 친윤으로 분류됐던 5선의 권영세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권 의원은 “야당의 입법 독재와 폭주가 아무리 심각했다 하더라도 계엄 선포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라며 “중진의원으로서 이를 막지 못한 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사과 릴레이’도 이어졌다. 3선 중진인 송석준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시) 여당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지 못했고, 예방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유용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군 장병들과 국민께 참회의 마음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성국 의원은 “그날의 비상계엄은 위헌·위법적이었다. 국민 여러분께 큰 불안과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고, 한지아 의원은 “위헌 위법적인 비상계엄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선포했다. 어떠한 수식어와 변명 없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한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1년 전 계엄은 보수의 가치와 태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가장 극단적 행위였다”고 했다. 김대식 의원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깊은 상처를 입었던 순간”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신 마음의 상처와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겪으셨던 두려움과 분노를 생각하면 고개를 들기 어렵다”고 했다.

개별 의원들의 사과가 이어졌지만 장동혁 대표는 사실상 사과를 거부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장파가 요구한 ▶계엄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는 결이 다른 내용으로 정부·여당의 ‘계엄 유발 책임론’에 방점을 찍었다. ‘의회 폭거’ 부분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의 명분으로 내세운 내용과도 비슷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 전민규 기자



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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