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무진성이 '태풍상사' 속 연기 비하인드를 전했다.
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에서는 tvN ‘태풍상사’의 주역배우 무진성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 분)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1990년대 후반이라는 약 30여 년 전 시대적 배경에 IMF라는 한국 현대사를 가르는 분기점에 '오렌지족'에서 '상사맨'이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유쾌하면서도 극적인 주인공의 분투기를 보여줬다.
무진성이 맡은 표현준은 어린 시절부터 늘 강태풍에게 밀리며 자신의 것을 뺏겼다고 생각해 내면에 잠재된 자격지심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태풍을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인물이다.
복수심과 뒤틀린 경쟁심이 만든 잔혹한 욕망, 그리고 아버지를 향한 비뚤어진 사랑까지 가진 '표현준'은 심지어 극중 아버지인 표박호(김상호 분)를 해치려해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무진성은 '표현준' 연기와 관련해 "처음에 현준이 캐릭터는, 좀 더 악인이었다. 이유를 생략하고. 그냥 악인 자체. 그런 인물이라는 것이 초반 설정이었다.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악인이지만 원인이 있는. 그럴 수밖에 없는 악인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야 시청자분들도 작품을 봤을 때, 악인이지만 최대한 어느 정도 공감을 끌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작가님께 말씀드린 게, '열등감과 자격지심에서 시작하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다'라고 했고, 캐릭터를 그렇게 만들어 갔다"라고 설명했다.
아버지를 향한 폭력까지 휘두르며 '메인 빌런'급의 악행을 보인 표현준에 대해 '이 정도 악행을 예상했나'라고 묻자, 무진성은 "전혀 몰랐다. 중반부 정도 되었을 때. 그때 알았다. 특히 14화에서 아버지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신에 대해서 전달을 받고. 많이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됐고. 제일 많이 준비를 하기도 했고. 촬영 전에도 감독님과 저하고 상호 선배님이랑 1시간 동안 그 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마지막 장면이 정말 중요했다. 이미 앞 장면에서 현준이가 아버지를 해하려고 했지 않았나. 이후 뒤 장면에서 시청자분들께 현준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최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걸 연기적으로 풀어냈어야 했다. 그래서 고민이 되게 많았던 장면"이라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표현준의 아버지를 향한 폭력에 일부 시청자는 당황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 바. 이와 관련해 무진성은 "아무래도 너무 예상을 하지 못해서. 충격이 너무 커서 그런 반응을 한거 같다"라며 "초반부에 조금 더 현준이가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에 대해서 서사가 공개되지 않았던 게 아쉽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배우로서 납득 시켜야 하니까. 최선을 다해서. 고민하면서 연기했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또한 무진성은 '이후 현준이는 어떻게 지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저도 그런 걸 상상을 잘 하는 편인데. 일단 징역이 몇 년일지 예상이 안되더라. 하지만 (출소 후) 현준이는 새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다. 태풍이가 현준이에게 한 대사 중에 ‘난 아무것도 아니야 현준아'라는 게 있는데, 그때 아마 느끼는 게 있지 않았을까. 아버지에 대한 감정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출소 후에는 미국으로 가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