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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대표 사임에 세징야 격앙' “나를 지켜준 마지막 리더”

OSEN

2025.12.0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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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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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대구FC의 상징적 존재인 세징야가 또다른 상징적 존재인 대표이사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조광래 대표이사가 결국 자리를 내려놓는다. 강등이라는 충격적 결과 직후, 그는 팬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남기며 11년간의 시간을 스스로 마무리했다.

대구는 지난달 30일 FC안양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2-2로 비기며 승점 34점에 그쳤고 끝내 탈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2016년 승격 이후 9년 만에 다시 K리그 2로 떨어지게 됐다. 이 패배는 순위표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2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직접 사임 의사를 전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2부 리그에 있던 대구를 1부로 끌어올렸고 K리그 1 3위, 대구 최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현재의 대구iM뱅크파크 개장 등 수많은 굵직한 성과를 만든 인물이다. 그러나 2025시즌의 실패는 그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무게였다.

조 대표이사는 팬들에게 깊은 사과를 전하며 “기대를 저버린 최종 결과에 책임감을 느낀다. 받아들이기 힘든 결말이지만 그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에서 보낸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이었다. 변함없이 응원해 준 팬들 덕분이고, 그 사랑을 잊을 수 없다”고 작별을 고했다. 마지막까지 그는 대구를 ‘자부심’이라고 표현했다.

조 대표이사의 사임 소식에 가장 깊은 충격을 드러낸 인물은 대구의 레전드 세징야였다. 그는 조광래 단장을 향한 존경과 애정을 가감 없이 털어놓으며 진심을 전했다. 세징야는 “단장님이 항상 나에게 돈 때문에 떠나지 말라고 하셨다. 조광래 없는 대구는 있어도 세징야 없는 대구는 없다고 말해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가 말할 차례다. 조광래 없는 대구FC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팬들 사이에서 짙어진 비판 여론에 대해서도 세징야는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지난 몇 년이 어려웠다는 걸 알고 있지만  단장님을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FC는 시 예산에 의존하는 구조를 가진 팀이다. 단장님도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었고 우리 모두가 빅클럽들과 경쟁하길 바랐다”고 설명하며 조 대표이사를 감싸고 나섰다.

세징야는 자신의 이적설과 관련된 뒷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나를 팔려고 했던 사람도 있었고 떠나고 싶던 순간도 있었지만, 단장님이 언제나 나를 붙잡아 줬다. 내가 대구에서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라며 조 대표이사를 ‘가족’을 지켜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대구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배려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세징야는 깊은 상실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구FC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떠난다.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망스럽고 슬프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부디 돌아와 달라. 우리 리더는 당신뿐”이라며 조 대표이사에게 다시 돌아오라는 간절한 마음을 남겼다. / [email protected]

[사진] 연맹 제공/ 세징야 SNS 캡처. 


우충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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