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사내 전체에 ‘적색 경보’를 내렸다. 구글 등 경쟁사가 챗GPT의 성능을 압도하는 새 AI 모델로 맹추격하자 경계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
무슨 일이야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비상 단계인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했다. 올트먼 CEO는 “사용자 맞춤형 기능 개선, 속도와 안정성 증대 등 사용자들의 AI 챗봇 일상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올트먼의 사내 메시지에는 현재 오픈AI가 당면한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구글·앤스로픽·딥시크 등 경쟁사의 AI 서비스들이 현재 주간 사용자 약 8억 명으로 사용자 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챗GPT 뒤를 바짝 뒤쫓고 있어서다.
오픈AI가 가장 경계하고 있는 대상은 구글이다. 구글이 지난달 출시한 제미나이3는 각종 벤치마크(기준)에서 오픈AI의 새 모델 GPT-5.1을 넘어섰다. 지난 8월 출시한 이미지 생성 AI ‘나노 바나나’도 사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글은 나노 바나나 출시 이후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7월 4억5000만 명에서 10월 6억5000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앤스로픽은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하며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시장 점유율은 이미 오픈AI를 뛰어넘었다. 지난달에는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의 코딩 성능을 강화한 ‘오퍼스4.5’를 출시했다. 미국과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도 지난달 AI 모델 V3.2의 정식 버전을 공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V3.2는 여러 추론 벤치마크에서 GPT-5와 동급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
어떻게 돌파할까
이런 상황에서 오픈AI는 확장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경쟁사들의 추격에도 아직까지 탄탄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챗GPT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기로 한 것. 올트먼은 “광고, 쇼핑·헬스케어용 AI 에이전트, 개인 비서 ‘Pulse’ 등 추진 중이던 다른 사업들은 모두 연기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챗GPT 책임자 닉 툴리는 자신의 엑스(X)에 “현재 챗봇의 성장에 집중하면서 더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느낌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픈AI는 적자 상태에서도 AI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외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처지다. 수익으로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글 등 빅테크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오픈AI는 다음 주 출시 예정인 새로운 추론 모델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올트먼은 내부 공지를 통해 “새 추론 모델은 구글의 최신 제미나이 모델보다 앞서 있고, 오픈AI는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