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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현지누나' 찾은 인사청탁…알고보니 '연봉 3억' 회장직

중앙일보

2025.12.02 23:34 2025.12.0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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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비서관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사진 뉴스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차기 회장직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인사 개입 논란이 번졌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도중 문 의원이 김 비서관에게 텔레그램으로 같은 대학 후배를 KAMA 회장 후보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문 의원은 “(홍성범은) 우리 중대(중앙대) 후배고 대통령·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 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했다. 김 비서관은 “넵 형님,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누나한테 추천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훈식이 형’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현지 누나’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KAMA는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이 회원사인 완성차 업계 대표 단체로, 업계의 정책·규제 대응을 담당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과거에는 각 사의 CEO가 회장을 맡았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간 산업부 고위 관료 출신이 잇따라 회장에 오르면서 ‘산업부 1급 이상 예우 자리’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2011년 권영수 전 지역경제정책관, 2014년 김용근 전 산업정책본부장, 2019년 정만기 전 1차관, 2022년 강남훈 전 지식경제비서관 등이 연이어 회장을 맡았다.

완성차 업계는 대관 업무의 비중이 큰 만큼 산업부 인맥을 가진 회장을 선호해 왔다. 산업부 출신이 대체로 한국무역협회·경총·대한상의에서 상근 부회장급으로 발탁되는 것과 달리 KAMA에서는 ‘회장’ 직함을 달 수 있어 관료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자리로 꼽힌다. 연봉은 성과급 등을 포함해 3억원 안팎이다.

문 의원이 추천한 홍성범 전 본부장은 산업부 관료 출신은 아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냈고, 이후 KAMA 대외협력실장을 맡았다. 2019년 입사해 2021년께 퇴사했다. 강남훈 현 KAMA 회장은 임기가 지난 10월 종료됐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정관상 회장은 회원사 총회에서 선출된다. 하지만 이번 메시지 노출로 정치권의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업계 대표 단체의 회장직이 정치권 인사들의 추천과 줄 대기의 대상으로 활용됐다면 문제”라며 “회원사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KAMA의 역할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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