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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도 강의 팔던 미션캠프, 돌연 ‘파산’ 공지…피해자만 440명

중앙일보

2025.12.0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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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캠프가 판매하는 프로그램들. 홈페이지 캡처

각종 강의와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션을 수행하면 낸 돈을 돌려주는 사업을 운영하던 자기계발 플랫폼 미션캠프가 돌연 파산을 공지하며 수백명이 보증금을 환급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피해자들은 ‘환급이 계속 밀리는 등 수개월 동안 자금난이 지속된 정황이 있다’며 업체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고소했고, 별도 민사소송도 준비 중이다.

2일 ‘미션캠프’는 홈페이지에 ‘미션캠프 종료 안내’라는 탭을 새로 개설한 뒤 ‘법인 파산 예정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공지에는 “최근 적자가 누적되고, 예상치 못한 재정 악화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최근까지 투자 유치 등 기업 정상화를 위해 여러 방안으로 노력했지만 최종 실패했고, 법원에 ‘법인 파산 신청’을 하게 됐음을 안내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이 판매한 강의는 적게는 4~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짜리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션캠프 측이 홈페이지에 올란 파산 공지. 홈페이지 캡처

해당 글이 올라온 다음날인 3일, 피해자들이 모인 ‘미션캠프 환급 파산 피해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오후 3시 기준 1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이 집계한 결과 업체의 갑작스런 파산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은 3일 오후 1시 기준 약 440명, 피해금액은 약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가 지난달 27일까지 광고 문자를 보내며 프로그램을 추가 판매하고, 지난 1일까지도 ‘환급금을 곧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의 정황이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피해자들은 ‘자금난이 이미 수개월전부터 지속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 책 출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3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윤모(37)씨는 “기존까지는 별 문제 없이 잘 이용했는데, 봄에 참가한 캠프 환급금 지급이 갑자기 밀리기 시작했다”며 “부모님 이야기로 책을 만들었고 말씀도 드렸는데 이런 상황이 돼 화가 난다”고 했다. 독서캠프를 신청했다가 마찬가지로 3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이하영(32)씨는 “이들이 발행하던 잡지가 나름 알려진 잡지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 1일까지도 돌려준다고 하기에 믿고 기다렸는데, 오늘 새벽에 파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미션캠프 측이 지난달 24일과 26일, 27일에 각각 보낸 문자. 한 피해자는 "11월 들어 광고 문자가 확실히 많이 왔다"고 했다. 사진 독자


‘미션캠프’는 지난 2012년 취미나 업무 역량 등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컨셉진’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며 업계에서 인지도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업체가 10월에는 대기업과 협업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지난달까지도 130호 잡지를 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한 피해자는 “잡지도 몇 년 전에 크게 할인해서 기간을 연장했고, 그때 신청해 217호까지 구독권이 있다”며 “지난번엔 휴간도 하더니, 이번엔 파산을 공지해 남은 구독기간을 날리게 됐다”고 했다.



업체 측은 홈페이지에 파산한다는 공지만 올려둔 채 연락이 두절됐다. 이용자들의 피해액 역시 30만원에서 210만원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는 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파산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라며 “서서히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걸 회사 관계자들도 알았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소비자를 계속 모집하고 환급금을 줄 것이라고 했다면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정민.김창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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