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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파트 화재’ 수색 종료…사망자 159명으로 늘어

중앙일보

2025.12.03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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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의 왕푹코트 공공주택 화재 현장에 추모객들이 남긴 꽃다발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신계(新界) 타이포구 고층 아파트 단지 ‘웡푹 코트(Wang Fuk Court)’ 화재 참사 현장에 대한 당국의 1차 수색이 완료됐다. 이번 화재로 확인된 사망자는 159명으로 늘었고, 수십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무처(경찰청 격) 산하 재난 피해자 신원확인팀(DIVU)은 3일 “화재 피해가 집중된 7개 동 전체 수색을 마쳤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현장에서 3구의 유해를 추가로 수습해 사망자는 기존 156명에서 159명으로 증가했다.

확인된 사망자 159명 중 140명의 신원이 파악됐다. 남성 49명, 여성 91명이며 최연소는 생후 1세, 최고령은 97세다. 나머지 19명은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는 37명으로, 이 중 4명은 위중한 상태다.
 3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의 왕푹코트 공공주택 단지에서 치명적 화재가 발생한 뒤,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한 경찰관들이 건물 인근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웡푹 코트는 1983년 준공된 8개 동, 198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지난해부터 노후화 보수 공사가 진행되던 중, 한 동 하층 보호망에서 시작된 불이 창문 외부 스티로폼과 대나무 비계(足場)를 타고 순식간에 상층부로 확산됐다. 단지 8개 동 중 7개 동이 피해를 입었다.

홍콩 개발국은 이번 화재의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공사 현장 보호망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버나데트 린 개발국장은 “시내 건물 300곳에 설치된 보호망을 오는 6일까지 전면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보호망 샘플을 정부 지정 실험실에서 테스트하는 절차도 도입된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존 15명을 체포한 데 이어, 화재 경보 체계 담당자 6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은 보수 공사 기간 화재 경보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관계 당국에 허위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3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의 왕푹코트 공공주택 단지의 한 주민이 짐가방을 챙겨 손수레에 싣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은 또 사기 혐의로 32세 남성을 체포했다. 그는 이번 참사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주민들로부터 2만5500홍콩달러(약 477만원)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피해 규모가 비교적 적은 동의 주민들에게 한해 세대 출입을 이틀간, 하루 두 명씩만 허용했다. 각 세대는 최대 90분 동안 물품을 수습할 수 있다.

이번 화재는 1948년 창고 화재로 176명이 숨진 이후 홍콩에서 발생한 최악의 대형 참사다.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홍콩 정부는 오는 7일 예정된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강행한다. 로이터통신은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져 있어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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