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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옛스러운’ 분위기의 관광지는 없다

중앙일보

2025.12.03 07:01 2025.12.0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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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500만 명을 훌쩍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K콘텐츠’의 인기와 더불어 고궁, 전통 시장 등 ‘옛스러운’ 분위기의 관광지와 최첨단을 자랑하는 현대적인 빌딩 숲 등이 한 도시 안에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한국의 매력으로 손꼽힌다.

‘옛것과 같은 맛이나 멋이 있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많은 사람이 위에서와 같이 ‘옛스러운’이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예스러운’이라고 해야 바르다.

‘예스러운’을 ‘옛스러운’이라고 잘못 쓰는 이유는 ‘예’와 ‘옛’을 각각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와 ‘옛’의 품사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면 각각의 상황에 적확한 단어를 쓸 수 있다.

‘예’는 ‘아주 먼 과거’를 뜻하는 명사다. 따라서 조사나 접사와 결합할 수 있다. ‘옛’은 ‘지나간 때의’를 의미하는 관형사다. 관형사는 체언 앞에 놓여서 그 체언의 내용을 자세히 꾸며 주는 품사로, 조사도 붙지 않고 어미 활용도 하지 않는다.

‘예스러운’은 ‘예스럽다’를 활용한 표현인데, ‘~스럽다’는 그러한 성질이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접미사는 관형사가 아닌 명사에 붙을 수 있으므로, ‘옛’이 아닌 ‘예’가 ‘~스러운’과 결합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그렇다면 ‘옛부터’와 ‘예부터’ 중 어느 것이 바른 표현일까. ‘~부터’는 조사이므로 관형사 ‘옛’이 아닌 명사 ‘예’와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예부터’라고 해야 바르다.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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