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2일 이사회에서 내년 총회 승인을 전제로 ‘15점 3세트 선취제’ 도입을 확정했다. 기존 21점제가 폐지되며 세트당 점수가 6점 줄었다. 세트 수는 유지되지만 경기 길이는 크게 단축된다.
BWF는 "월드투어 일정이 늘면서 선수들의 피로가 커졌고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표면적 이유와 달리 BWF 규정 변경 배경에 안세영의 독주가 영향을 미쳤단 시선이 적지 않다.
15점제로 전환되면 초반 한두 실수가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후반부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장점인 안세영에게 바뀐 룰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가 경기 초반 흔들린 뒤 후반에 따라붙어 뒤집는 장면은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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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이번 규정 변경으로 경기시간이 줄면 체력 부담이 감소해 오히려 안세영의 출전 빈도가 늘어 여러 대회에서 더 많은 우승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그의 이름이 빠진 대회는 흥행이 떨어진다. 주최 측은 안세영의 출전 여부를 대회의 가치와 직결되는 요소로 본다. 팬 관심도 마찬가지다.
안세영은 2025년 압도적 활약을 펼쳤다. 72경기에서 68승 4패를 기록했다. 승률 무려 94.4%. 한 시즌 10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자 단식 역사에서도 유례없는 지배력을 보여줬다. 단일 시즌 기준으로 이보다 높은 승률은 없었다.
실력으로 독주 체제를 만든 안세영은 2026년부터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전관왕’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세계 여자 단식에서 그와 기량을 견줄 상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