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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교신 후 사라진 MH370…11년 만에 수색 재개

중앙일보

2025.12.0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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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3월 3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왕립공군 P-3 오리온 초계기의 그림자가 호주 서부 해안 인도양 상공의 낮은 구름 위로 드리워져 있다. 당시 항공기는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을 수색 중이었다. AP=연합뉴스
11년 전 인도양 상공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항공업계 ‘최대 미스터리’로 불리는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에 대한 수색이 이달 말 다시 시작된다. 2018년 이후 6년 만의 재개다.

말레이시아 교통부는 3일(현지시간) “미국 해양탐사 업체 오션 인피니티(Ocean Infinity)가 오는 30일부터 약 55일간 실종기 탐사에 나선다”며 “비극으로 고통받아온 가족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수색 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MH370편은 2014년 3월 8일 승객 227명과 승무원 12명 등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륙 38분 뒤 베트남 관제 당국과의 주파수 변경 직후 기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교신은 “굿나잇, 말레이시아 370”이었다.

이후 여객기는 예정 항로에서 벗어나 말레이시아 반도로 되돌아간 뒤 남인도양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파악됐다. 군용 레이더에 포착된 마지막 위치는 페낭섬 북서쪽 약 370㎞ 지점이었다. 여객기는 그 뒤 레이더망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 2014년 4월 9일 촬영된 이 사진은 호주 국방부가 공개한 것으로,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을 찾기 위해 인도양 남부에서 수중 음향 탐색용 소나 부이를 투하하던 임무 중 호주 공군 AP-3C 오리온 초계기가 해군함 오션 실드함 인근을 비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말레이시아·호주·중국이 참여한 합동 수색단은 약 3년간 인도양 12만㎢를 탐색했지만 동체나 블랙박스는 물론 승객 흔적도 찾지 못했다.

실종 원인을 둘러싼 가설도 여전히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는 기장이 항로를 수동으로 변경하고 기내 압력을 인위적으로 낮춰 승객을 실신시킨 뒤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렸다는 ‘기장 자살 비행설’을 제기해 왔다. 기장의 개인 비행 시뮬레이터에서 MH370편 추락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모의 운항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반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기장의 정신 건강이나 재정 상태 등에서 극단적 선택 정황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션 인피니티는 2018년 말레이시아 정부와 ‘발견 시 최대 7000만달러(약 1025억원) 보상’ 계약을 맺고 두 차례 탐사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말 인도양 남부 1만5000㎢ 신규 탐사 지역을 제안했고,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를 “신뢰할 만한 분석”으로 평가하며 협상이 재개됐다. 오션 인피니티는 “잔해를 발견할 경우에만 비용을 받는다”는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수색이 시작됐지만 악천후로 한 달 만에 중단됐고, 이번에 다시 재개되는 것이다.

MH370 피해자 가족들은 현재 말레이시아항공·보잉·보험사를 상대로 한 소송도 이어가고 있다. 11년째 미제로 남아 있는 ‘239명 실종 미스터리’가 이번 탐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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