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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찍고 '누테' 학원 다녀요" 대치동 1등급의 수학 공부법

중앙일보

2025.12.03 12:00 2025.12.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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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더중플-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는 대포자(대학 진학을 포기한 사람)”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시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죠. 이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닥수(닥치고 수학)’가 현실입니다. 6세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해 자기 나이보다 3년 이상 선행을 하고, 고난도 심화 문제도 풉니다. 수학 학원을 두 개씩 다니는 아이도 많고요. 이런 로드맵은 대치동 최상위 수학 공부법으로 알려지며 전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로드맵을 따라야 수학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수학, 대체 어떻게 해야 잘할까요?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한 더중플 시리즈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특별기획 ‘요즘 수학 로드맵’을 통해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 대치동·목동 같은 학군지와 수도권 비학군지의 공교육·사교육 관계자, 학부모 50여 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연령대별로 아이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수학 공부를 시작하는지, 실제 효과가 있는지 파헤쳤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영어 유치원’(유아 대상 영어 학원) 학습 효과와 같아요. 수학도 영어처럼 초등 때 고등 과정을 끝내려는 거죠.”

『최상위권 수학 머리 만들기』 저자인 이윤원 매쏘드수학학원 원장의 말이다. 영·유아 때 영어를 시작해 초등 때 수능 영어 1등급 받는 것처럼 수학도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내자’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그는 “유명 학원들이 일부 최상위권에 적용하던 방식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수학 로드맵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건물에 수학 학원 간판이 즐비한 모습. 연합뉴스
닥수는 원래 초등 고학년 때 수학 진도를 빠르게 뺀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최근 출발선이 앞당겨졌다. 돌 이후부터 수학을 접한 뒤 4세에 교구 활동 중심 학원에 다닌다. 아담리즈수학·플레이팩토·와이키즈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 시기엔 교구와 놀이를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격적인 학습은 6세에 사고력 수학 학원에 다니면서 시작한다. 사고력 수학이란 교과 수학이나 연산과 달리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면서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CMS영재교육센터·소마사고력수학·필즈더클래식 등이 ‘빅3’로 꼽힌다. 대치동에서 시작한 이들 학원이 전국으로 확장하면서 사고력 수학이 미취학과 초등 저학년의 필수 코스가 됐다. 초3 아이를 7세 때부터 사고력 수학 학원에 보낸 김가영(44·서울 서대문)씨는 “교육에 관심 있는 주위 엄마 중에 사고력 학원 안 보낸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단 사고력 수학 학원에 다니려면 입학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한 학원의 7세 입학시험에는 초등 3학년 때 배우는 연산(두 자릿수 곱하기 한 자릿수 곱셈)도 나온다. 연산은 미리 진도를 빼놔야 하는 것이다. 사고력 수학 학원에서 교과와 연산은 직접 다루지 않아 별도 학원을 병행하는 아이도 많다. 이들 학원 톱반에서는 경시대회를 준비하거나, 더 빠른 속도로 진도를 나가는 데 집중한다.
서울의 한 사고력수학학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하는 모습. 우상조 기자
교과가 강조되기 시작하는 초3부터 수학 고민이 달라진다. 이 시기 사고력 학원에서 교과 학원으로 갈아타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흐름의 정점에는 교과 심화 학원 생각하는황소(황소)가 있다. 2005년 대치동에서 시작한 황소는 초2 대상 입학시험 평균이 20점 안팎일 정도로 어려운 수업으로 유명하다. 초3 아이를 황소에 보내고 있는 김민지 로미교육연구소 대표는 “황소 입학시험을 준비하거나 숙제를 도와주는 백업·서브 학원에 다니는 아이가 많다”고 전했다.

황소에서는 이르면 초3 말, 늦어도 초5 여름 전에는 초등을 마치고 중등으로 들어간다. 이정헌 생각하는황소 대표는 “진도가 빠른 편인데도, 대치동에선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초2 때 중등, 초5~6에 고등 수학을 시작하는 학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초등 고학년에게는 ‘누테(누적 테스트)’ 학원이 인기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일반고에 진학할 최상위권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으로,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고등 수학을 가르친다. 핵심은 수업마다 새로 배운 내용뿐 아니라 과거에 배웠던 범위도 전부 포함해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이다. 생각하는수학·돌파수학·원수학·이든수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전문가와 양육자들은 “누테 학원 부상에는 명확하고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선행 속도가 빨라지고, 심화 학습이 확산되는 배경 역시 다르지 않다. 단지 양육자의 욕심이나 불안, 사교육의 마케팅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토록 수학을 달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7세에 초3 선행? 대치동 최상위 수학 공부법 [요즘 수학 로드맵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270
hello! Parents 특별기획 '요즘 수학 로드맵'
①3세 딸에게 “사과 2분의1 줄게”…MIT 박사로 키운 교수의 양육 [요즘 수학 로드맵②]
“일찍 수학 머리 키우자.” 양육자들이 수백만원 상당 교구와 전집을 구매하고, 4세부터 교구 활동 중심의 수학 학원을 보내는 이유다. 이 로드맵을 따라가면 100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이 든다. 이렇게 해야만 수학 머리가 자라는 걸까? 수학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이 시기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을 알아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539

②의대 보내려다 수포자 된다? 사고력 수학 20년 신화 진실 [요즘 수학 로드맵③]
사고력 수학은 과거 영재들의 수학 공부법으로 주목받았다. 사고력 수학을 해야 어려운 수학 문제도 잘 푼다는 믿음이 생겨난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사고력 수학 학원 지형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통적인 활동·탐구형 학원과 함께 교과형 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초등 1학년도 늦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사고력 수학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떤지 살펴본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7174

③초4 넘으면 말린다, 사고력…초등수학 전문가 ‘천쌤’ 일침
초4~6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하면 양육자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어려서 사고력 수학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고 짐작하는 이들도 많다. 22년 경력의 초등수학 전문가 천종현 천종현수학연구소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라도 사고력 시켜야겠다”는 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린다. 왜 그럴까? 수학 잘하려면 사고력 수학은 필수일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5850

④“수학의 정석, 왜 3번씩 보나” ‘생각하는황소’ 대표 인터뷰
황소 학원에선 심화 수업을 한다. 전국 1만명이 입학시험을 볼 정도로 인기다. 2023년만 해도 초3 말부터 다닐 수 있었지만, 이젠 초2 말부터 다닐 수 있다. 그만큼 선행 속도도 빨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황소의 속도와 정도로 공부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정헌 황소 대표의 생각이다. 황소의 공부법은 뭐가 다른지,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1784



이송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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