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79) 미국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3) 멕시코 대통령이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을 계기로 첫 대면하게 될 전망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행사 참석 계획을 밝히며 “(월드컵 조 추첨식에) 가기로 했다”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북미 지역 정상 3명이 함께 모여 단합될 모습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조 추첨식은 5일 정오(한국시간 6일 오전 2시)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다.
개막전은 ‘멕시코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치러진다. 멕시코 최초 여성 국가수반인 셰인바움 대통령은 자신에게 배정된 개막전 티켓을 한 젊은 여성 축구 팬에게 양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관계는 관세ㆍ이민ㆍ마약ㆍ총기 문제를 놓고 갈등과 화해가 교차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 대응을 위해 미국 정보기관의 멕시코 영공 정찰 비행 확대를 승인했고, 국경 지역에 병력 1만명을 증원 배치했으며, 주요 마약 조직원 50여명을 미국에 인도했다. 다만 미군의 직접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멕시코 정부 전반에 대해 “멕시코가 마약 밀매 조직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비판해 왔지만, 셰인바움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는 “그를 존중하며 매우 용감하고 대단한 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해 왔다.
두 정상의 양자 회담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회동이 예정돼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됐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방문 중 별도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그 부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만약 (회담이) 이뤄진다면 매우 짧은 회동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