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실종 여성 살인범 김영우(54)가 범행 43일 만에 체포된 데 대해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된 김영우는 4일 오전 9시 50분쯤 청주지검 청사에 도착해 '40여일간 심경이 어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럴 날(체포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흉기를 미리 준비했나', '범행을 계획했나'라고 묻자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피해자랑 가족에게 어떤 마음으로도 용서를 구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우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최대한 얼굴 노출을 피했으며, 호송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김영우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9시쯤 충북 진천군 문백면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A씨(50대)의 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진천에서 오폐수 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이튿날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쯤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김영우의 자백을 받아 실종 44일 만에 A씨 시신을 수습했다. 김영우는 경찰 조사에서 "흉기가 SUV 안에 있었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가 사전에 도로 CCTV 위치 등을 검색한 정황 등을 토대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가 범행 후 버린 흉기를 아직 못 찾아 출처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진술에 대한 판단은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김영우가 범행 후 SUV를 운전해 청주의 한 농로를 달리면서 흉기를 버렸다는 진술을 토대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범행의 잔혹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김영우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고 이날 홈페이지에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