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경기 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한다. 안세영 견제가 시작됐다.
BWF는 2일(이하 한국시간) 이사회를 통해 내년 총회 승인을 거쳐 15점 3게임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지금까지 국제대회는 21점 랠리 포인트제로 운영돼 왔다. 경기 수가 꾸준히 늘어난 흐름과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 핵심 배경으로 거론됐다.
젊은 관중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도 읽힌다. 짧고 강렬한 승부를 선호하는 세대 흐름에 맞춰 경기 시간을 보다 압축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변화가 기존 시스템 위에서 만들어 온 선수들의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경기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대회 참가 폭이 넓어지고, 체력 관리를 훨씬 수월하게 운영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안세영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전망이다. 그는 현행 21점 체제 아래서 전례가 없는 시즌을 만들어냈다. 올해만 14개 대회에 출전해 68승을 쌓았고, 10개의 정상에 오르며 여자 단식의 모든 주요 지표를 새로 썼다. 승률과 우승 횟수, 연속 성적 같은 핵심 기록이 그의 이름 아래에 빼곡하게 자리했다.
그러나 제도가 바뀌면 다음 세대 선수들이 짧은 경기에서 더 많은 대회에 나설 수 있어 그의 기록이 비교적 쉽게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안세영은 시즌 내내 과도한 일정 속에서 경기력 유지를 고민해야 했다. 지난달 구마모토 마스터즈를 건너뛴 것도 계속된 출전으로 누적된 체력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만약 새로운 경기 포맷이 더 일찍 도입됐더라면 휴식 없이 치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제 안세영은 내달 중국 항저우에서 시즌 마지막 무대인 월드투어 파이널을 준비하고 있다. 각 부문 우승자들과 톱랭커만 초청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여기서 정상에 오르면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작성한 단일 시즌 11회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은 길이다. 안세영은 그동안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는 힘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 통산 우승은 한 번에 그쳤다. 체력 안배를 위해 건너뛴 대회가 있었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최고 시즌을 보낸 지금, 제도 변화가 안세영의 기록 가치를 희석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팬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