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공격시 中은 지원하지 않고 이득 추구할 것"
SCMP 보도…"中, 베네수엘라 미래정부와 관계 재건 힘쓸 것"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지상전을 벌이더라도 중국이 나서 베네수엘라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는 분석가들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이같이 전하면서 중국은 결국 정치·경제적인 이득을 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부근에서 마약 밀수선을 공격했던 미군이 군함 11척과 1만5천명의 병력을 카리브해에 배치하고 베네수엘라 영공을 폐쇄한 데 이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지상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이란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베네수엘라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베네수엘라의 우호국인 이란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규탄하면서도 개입을 꺼리고 있으며, 러시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고 중국 역시 미국에 자제 요청만 하고 있다.
미국 육군대학원의 중남미 문제 전문가인 에반 엘리스는 "중국은 파트너 국가가 타국으로부터 군사적 압력을 받더라도 보호하려 나서지 않으며, 대신 (상황 전개에 따라) 중국의 이익과 정치적 접근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은 미국을 비난하겠지만 돕지는 않으면서 미래 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투자금이 묶인 중국으로선 미국의 공격에 따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안위보다는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보스턴대 글로벌개발정책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592억달러의 개발자금을 지원했으나 베네수엘라산 유가 폭락과 현지 경제 위기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많은 중국 기업이 철수를 선택하고 있다.
중국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집권기를 중심으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대(對)남미 판매 무기 중 85.8%를 베네수엘라에 판매했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대금 미납 등으로 인해 그 이후엔 무기 판매도 줄여왔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몇 개국 안 되는 주요 무역 상대국 중 하나이며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구매하고 소비재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반 엘리스는 "중국은 다리를 불태우지 않으며 기다린 후 재정비하고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진입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베네수엘라 미래 정부와 관계를 재건할 때까지 조용히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군사력으로 통제력을 행사한다면 우크라이나전과 남중국해 문제에서 도덕적 권위가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리아 전략연구센터의 분석가인 파울로 필호 전 브라질 육군 대령은 "미국이 자국의 뒷마당(베네수엘라)에서 일방적으로 행동하면, 중국은 대만에서 같은 행동을 하는 걸 미국이 용인할 것으로 여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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