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오는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경기를 앞두고 런던을 찾을 것이라고 알렸다. 선수로 돌아오는 복귀가 아니라 지난여름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다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향한다는 소식이다.
손흥민의 이름은 토트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첫 시즌부터 쉽지 않았다.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도전했지만 2015-2016시즌 4골 1도움이라는 초라한 기록에 분데스리가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설득이 이어졌고 남기로 한 선택이 토트넘의 시대를 바꿨다. 이듬해 14골 7도움으로 폭발했고, 매 시즌 팀 공격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리그 23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은 그의 커리어 중에서도 특별한 장면이었다.
기록은 수년간 꾸준함을 증명했다. 2017-2018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거의 모든 시즌에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지난 시즌에는 7골로 다소 주춤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토트넘에 오랜 시간 기약 없이 기다려온 트로피를 안겨주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공식전 454경기 173골-101도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33경기 127골을 기록하며 역대 득점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의 골과 패스, 순간의 기회를 책임졌던 시간이 그대로 수치로 남았다.
올여름 미국행은 조용하지 않았다. MLS LAFC로 이적한 뒤에도 손흥민은 리그를 뒤흔들었다. 10경기 9골-3도움으로 서부 콘퍼런스 상위권을 이끌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일찍 탈락했지만 시즌 내내 MLS 전체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였다. 유럽 복귀 가능성까지 이어지며 매체들이 베컴 룰 조항을 언급했지만, 본인이 직접 선을 그으며 논란은 정리됐다.
그는 떠날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직접 밝혔다. 여름 이적 당시 한국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보내던 중 발표가 진행돼 런던 팬들과 얼굴을 마주한 작별 인사가 불가능했다. 손흥민은 한 유튜브 콘텐츠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날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약속이 이번 주에 현실이 되는 셈이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10년 넘게 자신과 가족에게 보내준 응원을 직접 감사하고 싶다며, 당시에 인사를 하지 못했던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다시 토트넘 홈 구장을 찾는 순간이 감정적으로도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영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이 이어진다. 비인 스포츠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손흥민을 맞을 감동적인 분위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고, BBC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긴 의미를 조명하며 그의 복귀를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경기장 외벽에 손흥민의 벽화가 설치될 예정이며 디자인 역시 그가 직접 골랐다는 소식도 전했다. 한 시대를 이끈 스타가 오랜 시간 함께한 무대를 다시 찾는 만큼, 이날은 팬들에게도 구단에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될 전망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