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부상한 케빈 해싯(63)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대해 월가에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 투자자들이 미 재무부에 해싯의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싯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월가 주요 은행과 대형 자산운용사의 경영진, 미 채권시장 주요 투자자들과 일대일로 접촉해 해싯 등 연준 의장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FT는 전했다.
의견 수렴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연준 의장 후보들에 대한 2차 면접을 진행하기 전인 지난달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선트 장관은 내년 5월에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 인선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해싯은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당초 11명이었던 후보군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해싯을 '잠재적 연준 의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 부부의 기부를 발표하는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소개하면서 해싯을 가리켜 "아마 잠재적 연준 의장도 여기 있다"고 말했다.
FT는 해싯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은 월가가 연준 의장 교체에 대해 느끼는 광범위한 불안감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며 파월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은행가와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계속 웃돌더라도 해싯이 무차별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장 참여자는 누구도 '트러스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FT에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2022년 당시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 내각의 대규모 감세안으로 촉발된 영국 채권 시장의 충격을 언급한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해싯은 트럼프 1기 정부 때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대규모 수입 관세, 금리 인하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어젠다를 지지해온 친트럼프 성향의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연준 수석 자문역을 맡았던 로버트 테틀로는 해싯에게서 "똑똑하고 말을 잘하며 자신감 있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연준에서 일했던 뉴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클로디아 삼은 해싯이 연준 의장직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다면서 문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 참여자 해싯일지, 아니면 독립적인 경제학자 해싯일지 그가 보일 행보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난인티원의 존 스토퍼드는 "내가 보기엔 시장은 그(해싯)를 연준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트럼프의 꼭두각시(stooge)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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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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