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 경제 전망 보고서] AI투자 4000억불…성장 편중세 이민 단속에 농업·건설 실업률↑ 관세·추방·고금리 주택 공급난 내년 회복 전망, 불확실성 지속
가주 경제가 인공지능(AI)·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 호조와 건설·농업·서비스업 등 전통 산업 침체로 뚜렷하게 양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A타임스는 지난 3일 발표된 UCLA 앤더슨 경제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가주는 첨단 산업과 전통 산업 간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는 양분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AI 투자는 당초 예상치인 2500억달러를 넘어 이미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벤처캐피털 투자 역시 약 70%가 가주로 몰리며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LA 등 주요 대도시권에 성장 동력이 집중되고 있다.
UCLA는 “AI·데이터센터·우주항공 등 고부가가치 산업 확대로 고소득층·기업 중심의 성장 편중이 한층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농업·건설·레저 등 이민 노동 의존 산업은 인력난과 실업이 동시에 악화하며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부족이 장기화되고 소비까지 위축되자 샌호아킨 밸리와 인랜드 지역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UCLA는 “역사적으로 강경 이민 정책은 고용·소득·주택 가격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단속 역시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주의 고용 상황도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8월 사이 2만1200개 일자리가 사라지며 팬데믹 이후 가장 긴 고용 감소세를 기록했다. 8월 실업률은 5.5%로 19개월째 전국 평균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내년 초 5.9%까지 상승한 뒤 2026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
주택 시장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규 주택 허가 건수는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추방 정책에 따른 숙련 인력 부족, 건축자재 관세, 높은 모기지 금리가 겹치며 공급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공급이 줄었지만 가격은 내려가지 않아 건설·유통·운송업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UCLA는 이 같은 경제 양분화가 빈부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시행된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감세가 고소득층에 유리한 데다 AI 투자와 고임금 일자리가 대도시·고소득 지역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UCLA는 “소비 양극화는 전국적 현상이지만 기술 산업 중심지인 가주는 그 격차가 훨씬 더 극단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가주 경제의 회복 분기점으로 보면서도 관세 정책의 향방, 대법원의 통상권 판결,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