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브라이튼이 저질러서는 안 될 실수를 터뜨리며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말 클럽 공식 채널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었다. 유스 선수가 미토마 가오루와 나란히 서서 들고 있는 카드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인이 등장한 것이다.
카드 속 인물은 일본 육군 장교였던 오노다 히로오. 동아시아 전체에서 전쟁범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브라이튼 구단 콘텐츠에 등장하면서 경악이 이어졌다.
오노다는 중국과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논란의 인물이다. 1945년 전쟁이 끝났음에도 항복 소식을 믿지 않겠다고 버티며 수십 년 동안 필리핀 정글에 머물렀다. 현지 주민을 공격하는 등 폭력 사건을 이어간 끝에 1974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극단적인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던 이 인물이 구단 공식 이미지에 버젓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해당 사진은 처음 중국의 SNS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팔로워 1000만 명이 넘는 계정이 문제를 지적하며 공유했고 프리미어리그 팬 커뮤니티로도 빠르게 확산됐다. 결국 브라이튼은 중국 내 팬들에게 사과하는 입장을 냈다. 특정 의도를 갖고 올린 게시물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불편함은 널리 퍼진 뒤였다.
논란은 엉뚱하게도 미토마를 향했다.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그의 개인 SNS에는 각종 모욕적 표현과 비상식적인 댓글이 폭주했다. 일부 사용자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표현을 쏟아냈고 또 다른 팬들은 그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선수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공격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내 팬들의 반응도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브라이튼은 올해 여름 대전하나시티즌 출신 유망주 윤도영을 영입한 뒤 출전팀인 엑셀시오르 임대 소식을 일본어로만 작성해 올린 적이 있었다.
더욱 문제였던 점은 한국 사용자들에게만 보이도록 게시 범위를 제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구단은 글을 급히 삭제했지만, 별도의 사과는 없었다. 이후 영어로 재업로드된 내용을 두고 국내 팬들은 한국을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홍보의 실수가 아니라 브라이튼이 반복적으로 보여온 감수성 부족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수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까지 발생하면서 사태는 더 크게 번졌다. 여러 팬들은 구단이 이번 일을 계기로 민감한 역사 문제에 대해 더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