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새 궐련을 피우는 청소년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을 거르고, 과일 섭취는 적게 하는 식습관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4일 이러한 내용의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800개 표본 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명의 흡연·음주·신체활동·식습관 등을 조사한 내용이다.
올해 이들의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은 남학생 5.4%, 여학생 2.8%로 집계됐다. 이 중 궐련 흡연은 최근 들어 내리막을 타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은 늘어나는 쪽에 가깝다. 올해 전체 청소년의 궐련 현재 흡연율은 3.3%로 2016년(6.3%)의 절반 수준이 됐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은 같은 기간 2.5%에서 2.9%로 올랐다.
특히 올해 여학생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2%)과 궐련 흡연(2.1%)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남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오른 3.8%로 나타났다.
담배 제품 현재 사용자 중 중복 사용률은 올해 61.4%로 2019년(47.7%) 이후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복사용률은 최근 30일간 궐련·액상형 전자담배·궐련형 전자담배 중 2개 이상을 사용한 비율을 말한다. 중복 사용을 하게 되면 담배 사용량이 늘고 중독성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
임민경 인하대 의대 교수는 "중학생·여학생 중심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늘어나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청소년 담배 사용을 줄이려면 담배 가향·첨가제,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에 대한 규제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식생활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주 5일 이상 아침 식사 결식률은 남학생 41.9%, 여학생 45.3%로 지난해보다 각각 1.7%포인트, 0.6%포인트 늘었다. 청소년 10명 중 4명 이상은 아침을 거의 굶는다는 의미다. 하루에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비율은 남학생 17.9%, 여학생 17.8%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1.2%포인트 감소했다. 과일을 주기적으로 챙겨 먹는 청소년이 많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최근 10년을 봐도 아침 결식은 늘고, 과일 섭취는 줄어드는 양상이 점차 두드러진다. 질병청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아침을 굶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다'(36.8%), 과일을 먹지 않는 이유로는 '먹기 번거롭다'(24.4%)와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24.3%)가 가장 많았다.
주 3회 이상 단맛 음료 섭취율은 남학생 62.8%, 여학생 53.5%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처음 조사된 주 3회 이상 제로 음료 섭취율(주 3회 이상)은 남학생 20.1%, 여학생 12.7%로 나타났다. 당 함유 음료를 많이 마시면 당뇨·비만 등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오경원 질병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장은 "제로 음료로 대표되는 무가당 음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청소년들이 이쪽으로 옮겨가면서 올해 단맛 음료 섭취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루 60분씩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남학생 24.5%, 여학생 8.5%로 집계됐다. 주중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남학생 253.9분, 여학생 293.2분으로 나왔다. 주중에 학습 목적으로 앉아서 보낸 시간은 하루 평균 437.5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