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심장'으로 통하는 프로야구 베테랑 자유계약선수(FA) 양현종(37)이 원소속구단 KIA 타이거즈에 남았다. KIA는 4일 "내부 FA 투수 양현종과 2+1년 최대 45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인센티브 합계 35억원)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양현종은 구단을 통해 "언제나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다시 한번 내 가치를 인정해주고 기회를 준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KIA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7년 신인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뒤 올해까지 18시즌 동안 국내(미국에서 뛴 2021년 제외)에서는 한 팀 유니폼만 입었다. KBO리그 543경기에서 265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186승 127패 9홀드, 평균자책점 3.90의 통산 성적을 쌓아 올렸다. 올 시즌엔 30경기에 나가 153이닝을 책임지면서 7승 9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투수의 역사를 새로 써온 그는 이미 KBO리그 통산 탈삼진 1위(2185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KIA와의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송진우(전 한화 이글스)가 남긴 통산 최다승(210승)과 최다 이닝(3003이닝) 기록 경신 도전을 이어간다. 양현종은 "아직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유니폼을 벗는 순간까지 KIA 팬들에게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양현종이 앞으로 후배들을 이끌며 '살아있는 전설'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양현종과 KIA의 FA 계약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첫 FA 자격을 얻은 2016년 12월, KIA와 1년 22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던 시기라 일단 단년 계약을 택했다. 이후 4년을 더 KIA에서 뛰다 2021시즌 미국에 진출했던 그는 그해 말 KIA로 복귀하면서 4년 최대 103억원에 사인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현종과 KIA의 FA 계약 총액은 170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KIA는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4년 최대 80억원)가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고, 베테랑 지명타자 최형우(2년 최대 26억원)도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갔다. 양현종과의 계약마저 늦어지면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는데, 부랴부랴 계약을 완료해 한숨 돌렸다.
이제 야구계의 시선은 미계약 상태인 베테랑 FA 포수 강민호(40)에게 쏠린다.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네 번째 FA 계약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2014년 원소속구단 롯데 자이언츠와 4년 75억원에 첫 FA 계약을 했다. 이어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그보다 많은 4년 80억원을 받았다. 2022년엔 4년 36억원에 삼성과 잔류 계약에 성공했다. FA 계약 총액이 191억원으로 역대 KBO리그 다년 계약(FA·비 FA 모두 포함) 수입 5위다.
1위는 SSG 랜더스 내야수 최정이다. 총액 302억원으로 유일하게 300억원 선을 넘었다. 2위는 두산 포수 양의지. 4년 125억원과 4+2년 152억원에 각각 사인해 두 번의 계약 만으로 277억원을 벌었다. 그다음이 투수 김광현(SSG·257억원), 외야수 김현수(KT 위즈·255억원) 순이다. 5위 강민호는 김현수와 격차가 크지만, 9억원 이상의 계약을 해내면 역대 5번째로 '2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다.
강민호는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 포수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삼성이 포수 장승현(2차 드래프트)과 박세혁(트레이드)을 잇달아 영입했지만, "강민호를 잡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삼성 관계자는 "강민호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최형우 계약이 잘 마무리됐으니, 이제 강민호와의 잔류 협상을 1순위로 두고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