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2007년 이후 최고
대규모 국채 발행 우려에 이달 금리인상 전망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일본 벤치마크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대규모 경제 대책 수립을 추진하면서 이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탄력을 받은 가운데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가세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30분 현재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3bp(1bp=0.01%p) 오른 1.92%를 나타냈다. 이는 장기적인 저금리 흐름이 시작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물 금리는 사상 최고치인 3.44%까지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전날 17년 만의 최고치인 1.01%까지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일본 국채 금리 흐름은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재차 부각되면서 글로벌 채권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인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봤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부가 장기 금리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금리 상승 효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대규모 경제 대책 수립을 추진하자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로 이미 상승세를 타던 흐름을 보였다.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달 21일 고물가 대응과 경제 회복을 명분으로 21조3천억엔(약 200조원) 규모의 경제 대책을 확정했다.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이 수반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해 11조6천900억엔(약 110조원) 정도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할 방침이라고 일본 공영방송 NHK는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에 동력을 보탰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1일 나고야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자 한다"며 "너무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게 완화 정도를 적절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오는 19일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일본 은행 미즈호의 쇼키 오모리 수석 전략가는 국채 시장이 다카이치 내각의 재정 지출 계획에 따른 위험을 꾸준히 흡수하고 있으며, 정부의 효율성 제고 추진안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일본 국채 금리 변동이 글로벌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