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호주 출장 내내 밤마다 술판"…'음주폭언' 전주시장 또 논란

중앙일보

2025.12.03 22:44 2025.12.03 23: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올림픽 도시’ 브리즈번·멜버른 4박 7일 방문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 중인 우범기(62) 전주시장이 최근 ‘국제 스포츠 도시 도약’을 표방하며 4박 7일 일정으로 찾은 호주에서 매일 밤 호텔 객실에서 함께 간 전주시 공무원들과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 시장은 당선인 신분 시절 ‘음주 폭언’으로 2023년 5월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직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우 시장은 지난달 5일부터 11일까지 호주 브리즈번과 멜버른을 방문했다. 브리즈번은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이고, 멜버른은 1956년 하계올림픽을 치른 도시다. 전주시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 역량을 강화하고 스포츠 외교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해 호주 출장을 추진했다”며 “두 도시의 올림픽 유치 전략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기준, 경기장 배치와 문화·관광 자원 연계 모델 등을 벤치마킹하고, 우호 도시 협력 기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우 시장이 호주에서 숙박한 4일 내내 밤마다 숙소로 잡은 호텔 객실에서 전주시 직원 10여 명과 함께 술잔을 기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산 맥주와 한국에서 가져간 소주를 마셨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전주시 관계자는 “공식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식사 후 시작된 술자리는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전주시와 호주 멜버른시가 지난달 10일(현지 시각) 우호적 관계를 맺는 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우범기 전주시장(왼쪽)과 케빈 로웨이 멜버른 시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전주시



시민단체 “외유”…전주시 “직원과 소통”

이를 두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과거 ‘음주 폭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우 시장이 ‘스포츠 외교’라는 중차대한 임무에 전력하지 않고 해외 출장 기간 내내 술을 마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시장은 2022년 6월 20일 전주시의원 당선인 워크숍 만찬에서 만취 상태에서 시의원 당선인 여럿과 언쟁을 벌이고, 시의회 직원들에게 소리를 질러 논란이 됐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올림픽 유치를 핑계로 한 외유에 가깝다”며 “평소 애주가 행태를 외교 현장에서까지 드러내 씁쓸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우 시장 측은 “시장의 시정 철학을 공유하는 비공식 소통 시간이었다”며 “현지인이나 다른 객실 손님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우 시장을 포함해 아무도 과음하지 않았고, 공식 일정에 차질을 빚은 적도 없다”는 취지다.

전주시 관계자는 “호주는 술 반입이 안 돼 호텔에서 간단히 맥주 정도만 마셨고, 마지막 날은 일종의 ‘쫑파티 개념’이었다”며 “화기애애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우 시장과 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그날 하루를 점검하고, 다음 날 일정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술자리도 우 시장이 주도한 게 아니고 한 간부가 일행 단톡방에 ‘피곤하면 쉬시고 (술) 마실 사람만 오세요”라고 해서 자유롭게 만들어졌다. 강압적인 자리가 아니었다”며 “우 시장이 직원들에게 술을 강권하거나,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김준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