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가 수험생에게 통보된 뒤 이달 말부터 대학들의 정시 모집도 시작된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역대급 ‘사탐런’ 현상과 ‘불수능’으로 불릴 정도로 어려웠던 영어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4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총 49만3896명으로 집계됐다. ‘황금돼지띠’(2007년) 출생자의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 응시자 수(46만3486명)보다 3만410명 늘었다.
올해 수능에선 특히 자연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크게 두드러졌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를 1개 이상 선택한 응시자는 77.14%를 기록했다.
사탐 응시자가 늘면서 상위권 인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탐 9개 과목에서 2등급 이내 인원은 총 7만9611명으로, 작년(6만1236명)보다 30% 증가했다. 선택과목별로 보면 ‘사회문화’ 9496명(48.0%), ‘생활과윤리’는 5180명(29.0%), ‘윤리와사상’은 1357명(29.8%) 늘었다.
반면 과학탐구(과탐) 8개 과목의 2등급 이내 인원은 작년(4만9920명) 보다 1만2612명(25.3%) 줄어든 3만7308명을 기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탐런을 한 이과생의 경우 사탐 성적이 월등히 높지 않으면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이 어렵고, 그렇다고 자연계열로 지원하기에는 (과학탐구 선택자에게 주는) 가산점을 받지 못해 불리하다”며 “이런 수험생들은 이중고를 겪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목별 난이도 편차는 전년보다 다소 완화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과목(가장 어렵게 출제된 과목)은 ‘생명과학Ⅰ’(74점), 가장 쉽게 출제된 과목은 ‘동아시아사’, ‘지구과학Ⅰ’, ‘물리Ⅱ’(68점)이었다. 가장 높은 과목과 가장 낮은 과목의 차이는 6점인데, 2025학년도 수능(12점, 생활과윤리·화학Ⅰ의 격차)보다 적다.
입시업계에서는 지원 대학의 영역별 가산점 여부 등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에 적용되는 과학탐구 가산점이나 일부 인문계열에 적용되는 사회탐구 가산점이 정시 모집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합산점수만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 대학을 검토하는 게 아니라 지망하는 대학의 환산 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국어와 영어도 변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수능 역대 최저치로 정시 지원 예측에 있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도 커 국어가 상위권 변별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수험생들은 5일 오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나오는 성적 통지표를 받는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다. 정시 전형의 합격자 발표일은 내년 2월 2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