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언론노조, 이스라엘 고발…전쟁범죄·취재방해 혐의
국제기자연맹과 공동으로 제기…"조직적 언론 차단"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전국언론노조와 국제기자연맹이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지역 취재 활동을 방해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앵포에 따르면 두 단체는 최근 프랑스 국가대테러검찰청의 전쟁 범죄 담당 부서에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언론 활동 방해 혐의와 프랑스 언론인을 상대로 한 전쟁범죄 혐의로 이스라엘의 성명불상자를 고발했다.
단체들은 서안을 취재하는 프랑스 기자들이 총으로 위협받거나 섬광탄을 투척당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규탄했다.
한 프랑스 기자는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폭행 사건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50여명의 이스라엘 시민이 총기, 휘발유 통, 몽둥이를 들고 (기자를 향해) 심각한 공격을 했다"며 "수 시간에 걸친 추격전과 공포의 밤 동안 이 기자는 두려움에 떨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가 외신의 가자지구 자유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프랑스 언론인 중 누구도 가자지구에 독립적으로 진입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 측의 조직적인 언론 차단 시스템을 규탄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들과 동행한 상태에서만 일부 외신 기자의 가자지구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이 경우도 이스라엘군은 취재 장소, 대화 상대, 체류 시간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취재 활동을 극히 제한한다.
단체들은 이번 고발이 "정치적이거나 외교적인 성격이 전혀 없다"며 "순전히 전문적, 윤리적, 법적 차원에서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발장 제출에 참여한 변호사 중 한 명인 루이즈 엘 야피는 프랑스 앵포에 "우크라이나, 시리아, 이라크 등 다른 분쟁 지역에서도 접근이 어렵긴 했지만 이렇게 완전히 차단된 적은 없었다"며 "여기서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장기적인 차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고발은 민주주의의 핵심을 건드리는 문제"라며 "어둠 속에서 벌어지는 분쟁은 목격자 없는 분쟁이 된다. 그곳의 영상, 증언, 독립적 검증을 박탈하는 건 공익적 논쟁을 박탈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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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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