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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최형우는 26억, '셀프 방출' 37세 김재환은?…명분도, 실리도 없는 타자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OSEN

2025.12.04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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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당장 어떤 명분이나 실리도 찾기 힘들다. 과연 셀프 방출로 시장에 나온 거포 김재환(37)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대혼돈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서서히 마무리 되는 분위기다. 올 겨울 FA로 승인된 선수는 총 21명. 현재 절반이 넘는 12명이 계약을 맺었다. 

최대어 박찬호가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하며 4년 80억원, 강백호는 KT에서 한화로 팀을 옮기면서 4년 10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또한 김현수가 LG에서 KT로 이적하며 3년 50억원, 외야수 최원준이 NC에서 KT로 합류하며 4년 48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최고령 타자 최형우가 KIA에서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하며 2년 26억원에 협상을 마쳤다. C등급 FA 포수 한승택은 KT와 4년 10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계약을 마친 12명 중 6명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타임라인이 복잡한 이적시장이 형성됐다.

여기에 옵트아웃과 셀프 방출이라는 형식으로 시장에 나온 선수들도 있다. 두산 투수 홍건희가 2년 계약을 마치고 옵트아웃으로 보상금, 보상선수 없는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충격은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로 4년 115억원 계약이 끝난 김재환의 FA 미신청과 보류선수 명단 제외는 충격이었다. 두산과 4년 계약 당시 기간을 채우고 FA를 신청하지 않고 우선 협상 기간을 가진 뒤, 협상이 결렬되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조건을 삽입했다. 시장에서 완전한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 김재환을 잡아야 했던 당시 두산 사정상 이 조항은 독소조항이었는데,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4년이 지나고 우선 협상에 실패하면서 이 조항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재환은 이제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완벽한 자유의 몸이다. 김재환은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다. 2008년 입단한 이후 뒤늦게 활약을 시작했다. 2016년부터 3시즌 동안 타율 3할2푼5리 37홈런 124타점 107득점-타율 3할4푼 35홈런 115타점 110득점-타율 3할3푼5리 44홈런 133타점 104득점의 대활약을 펼쳤다. 3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이라는 역대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했고 2018년에는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2010년대 후반 두산 왕조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이후 앞선 3년의 퍼포먼스를 재현하지는 못했다. 2020년 30홈런 113타점, 2021년 27홈런 102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정확도가 뚝 떨어졌다. 특유의 호쾌한 타구도 점점 실종됐다. 2024년 타율 2할8푼3리 29홈런 92타점으로 잠깐 반등하는 듯 했지만 올해 타율 2할4푼1리 13홈런 50타점으로 생산력이 뚝 떨어졌다.

선수들의 커리어가 점점 길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거포인 김재환의 장타 생산력은 이전과 확연하게 다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아보겠다고 결정했다. 보상금, 보상선수도 없다. 과열된 시장의 기류에 김재환도 편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재환의 ‘셀프 방출’은 여러모로 의아했다. 당장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시장에 나오는 선택을 했다. 그것도 소속팀 두산을 적지 않게 당황시켰고 잡음도 발생했다. 매물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에 나오는 과정도 석연치 않으니 다른 팀들도 의구심을 갖는다. 적절하지 않은 판단과 선택이라는 평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김재환은 약물 복용 이력이 따라다니는 선수다.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 국가대표에 선발됐던 김재환은 당시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됐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약물 복용에 대한 사안의 엄중함이 없었다. 징계도 솜방망이였다. 당시 10경기 출장 징계를 받는데 그쳤다. 15년 가까이 된 일이지만 여전히 김재환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다니는 단어가 약물이다. 

두산은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김재환에게 기량을 펼칠 수 있게 기회를 줬다. 김재환도 성실하게 운동했다. 김재환의 노력을 두산 관계자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두산이라는 울타리를 박차고 나왔다. 안그래도 기량에 물음표가 따라오는 선수인데, 다른 구단들이 좋지 않은 여론까지 감수하고 김재환을 영입할 리는 없다. 

38세 김현수가 3년 50억원, 41세 최형우가 2년 26억원을 받았다. 김현수는 샐러리캡 폭발 직전인 LG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나야 하는 운명과 마주했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던 박해민의 페이컷이 놀라웠을 뿐, 모두가 김현수의 선택을 이해했다. 최형우 역시 41세의 노장이지만 친정팀 삼성으로의 복귀라는 명분이 있었다. 

이들보다 김재환은 어리다. 하지만 ‘셀프 방출’ 과정의 어떤 명분이나 실리도 없다. 그나마 고향팀 SSG 랜더스가 김재환 영입에 착수했다. 김재환의 적정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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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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