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이하 WHE 2025)’. 관람객의 이목은 기아·현대로템이 공동개발한 수소 동력 경전술차량(ATV)에 쏠렸다. 한 번의 수소 충전으로 400㎞를 갈 수 있으면서도 소음 없이 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ATV는 치누크헬기에 실릴 수도 있어 전술적 활용도가 높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11리터(L)급 차량용 수소엔진 ‘HX12’는 내연기관차에도 장착할 수 있는 구조로 주목받았다. 수소연료전지 형태가 아니라, 수소를 공기와 함께 6개의 실린더로 보내 연소시켜 동력을 일으키는 내연기관과 유사한 형태라서다. HX12는 35톤(t)급 굴착기, 대형 트랙터에 장착돼 내년 초 출시된다.
이날 개막한 WHE 2025는 수소 부문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한국의 수소 기술과 상용화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국내 주요 기업뿐만 아니라 26개국에서 279개사가 참가해 수소 벨류체인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띈 건 참가 기업 중 최대 규모의 부스를 차린 현대차그룹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현대제철 등 7개 계열사와 통합 부스를 꾸리고 생산, 충전 및 저장, 모빌리티 등 수소산업 전반을 소개했다.
그중 현대차그룹의 방산 수소 부문은 군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수소 동력 전술차량은 소음이 적고 초장거리를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 현대화의 핵심 장비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전술차량은 작전 중 고정형 수소충전소로 이동하기 어렵기에 이동형 충전소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5년 안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이동형 수소 충전소는 군뿐만 아니라 부족한 수소 충전 인프라를 대체할 수단으로 적합해 보였다. 고압형 이동형 수소 충전소는 트럭이나 대형 트레일러에 수소압축기·저장용기·냉각기·충전기 등 핵심설비를 탑재한 형태다. 고정형 수소 충전소와 같은 700bar의 충전압력으로 시간당 넥쏘 2대(대당 4.5㎏ 충전)를 충전할 수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수소 충전소(상업용)는 245기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수(226곳)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비수도권일수록 수소 충전소가 적은데 이를 이동형 충전소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전망이다. 다만, 수소 충전소는 안전규정(고정형으로 방호벽 등 필요)이 엄격하기 때문에 이동형 충전소가 도입되려면 규제 특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