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64)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되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진옥동 2기 경영 체제’가 닻을 올리는 것이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안정적 리더십과 혁신 성과를 보여준 것이 재신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4일 회의를 열고 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임기 3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진 회장은 “연임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크게 느낀다”며 “직원·주주·고객께 부끄럽지 않은 경영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신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단순히 이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는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는 ‘질적 성장’이 핵심”이라며 “LLM(AI 기반 언어모델)·양자컴퓨팅·AI 월드모델 등 기술 변화가 금융을 어떻게 바꿀지에 한발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를 열고, 후보별 프레젠테이션과 최종 면접을 거쳐 진 회장을 선택했다. 회추위는 “신한은행장·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찰력과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췄다”며 “지난 3년간 탁월한 성과를 시현하며 그룹 회장으로서의 경영능력을 증명해왔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전북 임실 출신의 진 회장은, 1980년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고졸 행원으로 기업은행에 입사했다. 1986년 신한은행으로 옮겨 40년간 인사·영업·글로벌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대표를 맡는 등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진 회장은 탄탄한 그룹 실적을 바탕으로 애초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취임 이후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조4609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앞세워 기업가치를 높였고,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 진출과 내부통제 문화 확립 등도 회추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앱 ‘슈퍼쏠’(SOL), 배달앱 ‘땡겨요’ 출시 등도 대표적인 그의 성과로 꼽힌다.
새 정부와의 관계도 원만하다. 5대 금융그룹 회장 중 유일하게 ‘8·15 대통령 국민임명식’과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뉴욕 출장에도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