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민경훈 기자]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경기가 진행됐다.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에 환호하고 있다. 과거 2018 평창 올림픽때 태극마크를 달고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환호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2023.03.12 / [email protected]
[OSEN=우충원 기자]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다시 올림픽 무대를 향해 움직인다.
8년 전 평창에서 금빛 활주를 펼쳤던 그는 더 이상 태극기를 달지 않는다.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빙판 위에 서는 순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나스포츠는 1일 중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내년 올림픽 출전권을 최대 5장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함께 거론된 핵심 주자 안에는 린샤오쥔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쑨룽, 류샤오앙, 류샤오린과 함께 중국이 올림픽에서 기대를 거는 주요 전력으로 꼽힌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린샤오쥔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중국 현지에서도 남자 500m와 1500m에서 그가 2018년 평창에 이어 또 한 번 시상대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시절과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빙판에서 보여주는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린샤오쥔은 과거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라고 불렸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5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가져오며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9년 자격정지 징계가 그를 흔들었고 무죄 판결을 얻었음에도 2020년 결국 중국행을 선택하며 논쟁의 중심에 섰다.
중국 빙상계는 귀화 직후부터 그를 빙상의 보물로 치켜세웠고 한국에서 재능을 잃었다는 논조를 반복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화려한 복귀 여정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린샤오쥔은 올해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투어 1~4차 대회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중국 남자 선수 중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중국 쇼트트랙이 최근 내리막을 탄 상황에서 린샤오쥔의 부진은 더 크게 부각됐다.
그래도 그는 3차 대회인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남자 5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중국빙상연맹이 올림픽 대표 선발 기준으로 둔 2순위를 충족한 것이다. 함께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쌓은 류샤오앙, 동메달 3개를 가져간 쑨룽과 함께 개인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2020년 귀화 이후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는 그의 모습은 중국 쇼트트랙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남긴다.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헝가리, 네덜란드, 한국 등에서 재능 있는 선수를 귀화시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그 정책이 결실을 맺는지가 린샤오쥔의 성적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8년 전 한국의 간판이었던 선수가 이제 중국 대표로 한국과 경쟁을 펼칠 상황. 그의 올림픽 복귀는 종목 내부에서도, 양국 팬층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실패한 천재로 남을지, 또는 중국에서 완전히 새로운 커리어를 열지, 모든 답은 내년 2월 얼음 위에서 결정된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