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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가슴엔 늘 ‘파란 리본’…한국 ‘물망초’는 잊혔다

중앙일보

2025.12.0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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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 한·일 정상회담 때 만난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다카이치는 가슴에 ‘블루 리본(붉은 동그라미 안)’을 달았다. 아래 사진은 한국의 납북자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물망초 배지.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북한 억류 우리 국민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는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4일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납치 피해 노력과 비교할 때 정부가 보다 절박한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총리는 국제적인 이목이 쏠리는 행사마다 항상 가슴에 푸른색 리본 모양의 배지를 착용하곤 한다.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와 가족의 재회를 염원하는 ‘블루 리본’이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도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블루 리본을 달았다.

일본은 정상외교도 납북 피해 문제 공론화의 기회로 활용한다. 미·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결과물에 북한을 향해 납치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촉구하는 문안이 거의 빠짐 없이 들어가는 건 일본 정부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상징물 ‘세송이 물망초’ 배지를 착용한 모습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이 대통령의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가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한국과 일본은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는데, 가슴에 세 송이 물망초 배지를 달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당시 이 대통령은 “일본이 납치자 문제에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을 안다. 우리 정부로서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협력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를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보다 진지한 문제의식을 갖고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통령과 안보 라인이 북한 억류 한국인 현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구조적,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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