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직장인의 월급보다 근로소득세·사회보험료·필수생계비 상승 속도가 더 가팔라지면서 체감 소득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020년 352만7000원에서 2025년 415만4000원(1~8월 기준)으로 연평균 3.3% 증가했다. 하지만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제외하고 손에 쥐는 월 실수령액 증가율은 연평균 2.9%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는 연평균 5.9% 증가했다. 그 결과 임금 중 공제 비중은 12.7%에서 14.3%로 확대됐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세금·보험료 부담이 더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세(지방세 포함)가 최근 5년간 연평균 9.3% 뛰었다. 한경협은 물가·임금 상승 반영이 미흡한 소득세 과세표준과 2009년 이후 16년째 그대로인 기본공제액 동결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기본공제가 제자리면 과표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해 세 부담이 커진다.
사회보험료도 연평균 4.3% 늘었다. 고용보험(연평균 5.8%), 건강보험(5.1%), 국민연금(3.3%)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내년부터는 국민연금 보험료율도 오를 예정이어서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필수생계비 상승 역시 근로자의 체감 소득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최근 5년간 필수생계비 물가의 연평균 상승률은 3.9%로 임금 증가율(3.3%)을 웃돌았다. 조사 대상 23개 필수 항목 중 17개에서 임금 상승률(3.3%)을 넘어섰다.
한경협은 물가 상승에 맞춰 소득세 과표구간을 자동 조정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제안했다. 다만 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일본·호주 수준으로 낮추는 등 조세 기반 확충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