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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누나’ 파문 김남국 사의표명…용산 즉각 수리

중앙일보

2025.12.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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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4일 사직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주고받은 인사 관련 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지 이틀 만이다.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사과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비서관이 오늘(4일) 대통령 비서실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사) 개입은 없었다”면서도 “(강훈식 비서실장의) 상당히 강한 질책이 있었고,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까 봐 (본인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문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앞으로 언행에 더욱 조심하겠다”고 적었다. 논란이 불거진 뒤 첫 입장 표명이었다. 그는 전날부터 이틀째 지도부 회의와 국회 상임위원회 등 모든 공식 일정에 불참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정책조정회의에도 그는 불참했고, 이에 대해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예산 협상 과정에서 2일 밤을 새웠고, 며칠 무리해서 몸이 안 좋은 상태라 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 청탁 논란은 지난 2일 문 수석과 김 비서관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가 언론에 포착되면서 불거졌다. 문 수석은 신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에 홍성범 전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을 추천하면서 김 비서관에게 “아우가 추천 좀 해 줘.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여당 “김현지에 청탁한 건 아냐” 야당 “끼리끼리 인사전횡”

이날 회의에 불참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의 자리.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이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해당 사직서는 수리됐다”고 밝혔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에 김 비서관은 “넵 형님,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다. KAMA는 민간단체로 회장 선출권은 회원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갖고 있다. 회장 연봉은 2억원대로 성과급까지 포함하면 3억원 안팎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문 수석에게 경고 조치한 뒤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일단 (문 수석에게 통화로) 엄중 경고했고, 아주 심하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문금주 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후 브리핑에서 “(문 수석) 거취는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김현지 실세설’ 공세를 펴는 데 대해선 “문자상으로 보면 문 수석이 김 실장에게 인사청탁한 건 아닌데, 언론이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문 수석에 대해선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범죄 혐의를 전제로 하는 윤리감찰단의 진상조사와 (문 수석 문제는) 결이 다른 문제”라며 “범죄 행위 성격이 아니라 도덕적·정치적·정무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총공세를 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끼리끼리 형님·누나라 부르면서 민간단체 인사까지 개입하는 인사 전횡이자 국정 농단의 타락한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현지 부속실장을 겨냥해 “잠시 국민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애지중지 현지 누나’가 다시 화려하게 국민 앞에 등장했다”고 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철부지 코인왕 동생(김남국) 하나 내보내는 방식으로 국민을 기만할 생각을 접고, 김현지 실장도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고 특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사 농단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문진석·김남국·김현지·강훈식 4명에게 직권남용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묻는 고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보현.양수민.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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