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비촉 중독사건, 푸틴에 도덕적 책임"…러 총정찰국 제재
러 대사 초치해 항의…스타머 "잔혹한 푸틴 정권에 맞설 것"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2018년 영국에서 러시아 이중간첩을 신경작용제 노비촉으로 암살하려던 사건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덕적 책임'이 있다는 조사 보고서가 4일(현지시간) 나왔다.
이에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군 총정찰국(GRU)을 제재하고,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로이터·AP·AFP통신이 보도했다.
2018년 3월 솔즈버리에서 러시아 군 장교 출신으로 영국 정보당국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한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는 2018년 3월 노비촉에 중독됐다. 이들의 집에 출동한 경찰관까지 세 명은 중태였다가 이후 회복했다. 같은 해 6월 인근 도시 에임스버리에 버려진 향수병에 든 내용물을 직접 접촉한 영국인 여성 던 스터지스가 노비촉 중독으로 사망했다.
스터지스 피살 사건의 진상 조사를 맡은 앤서니 휴스 전 대법관은 이날 보고서에서 스크리팔 암살 작전은 의심할 여지 없이 GRU 요원 2명이 저지른 일이라면서, 이 팀은 상부 지시로 이를 수행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 작전을 승인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휴스 전 대법관은 이 작전을 수행한 GRU 팀은 물론이고,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이들을 파견하거나 임무를 승인한 사람들은 스터지스의 죽음에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휴스 전 대법관은 "매우 유독한 신경 작용제를 붐비는 도시에 놓아둔 것은 믿을 수 없이 무모한 행위였다"며 "표적인 스크리팔을 넘어 다른 이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는 위험은 완전히 명백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GRU와 관련자 11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러시아 대사를 불러 "러시아의 이어지고 있는 적대 행위 캠페인"에 대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성명에서 "영국은 언제나 잔혹한 푸틴 정권에 맞서고 그의 살인적인 체제를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이번 보고서의 결론은 명백하다. 도덕적 책임이 푸틴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러시아는 날조된 구실로 부과된 불법적인 제재를 인정하지 않으며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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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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