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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내란청산 아직도 출발점, 국민의힘 스스로 해산해야" [민주당 통합·청산 갈림길]

중앙일보

2025.12.04 12:00 2025.12.0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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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12·3 비상계엄, 그로부터 1년 후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으로 변모했다. 민주당은 ‘내란 청산이 곧 국민 통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계엄 세력 단죄에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법 제도 개편까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삼권 분립 침해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과 전현희 의원에게 청산과 통합, 두 가지 상반된 요구에 직면한 민주당의 길을 물었다.

전현희(3선·서울 중-성동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사법부의 무책임으로 내란 청산은 아직 출발점에 머물고 있다”며 “내란 수괴와 주요 임무 종사자를 법적 처벌해야 하는데, 한 발자국도 못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뒤 “국민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 의원은 “내란 동조와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조희대 사법부는 개혁 대상”이라며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사법 개혁을 완수해 제왕적 대법원장 제도의 폐해를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끄는 사법부가 내란 청산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12·3 비상계엄 뒤 3대 특검 종합 대응 태스크포스(TF) 총괄위원장과 사법행정 정상화 TF 단장을 연이어 맡은 전 의원은 민주당의 내란 청산 활동을 주도했다. 그런 만큼 여권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그는 최근 정청래 대표가 띄운 ‘2차 특검’에 대해선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결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면 (2차 특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현희 의원이 지난 3일 법원조직법·변호사법·법관징계법 개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내란을 종식시키고, 사법농단 진상을 반드시 규명해 그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내란 청산이 아무것도 된 게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Q : 내란 청산 요구가 여전히 큰가.
A : “TF 단장으로 활동하며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시민들은 ‘아직 결실을 맺은 게 없다’고 하고 있고, 지귀연 재판부가 또 윤석열을 풀어주진 않을 지, 무죄까지 내리지는 않을 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Q : 내란 청산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답습한다는 우려가 있다.
A : “그런 우려를 안다. 그렇다고 해야 할 걸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범죄자에게는 책임을 묻고 가는 게 당연하다. 내년부터 성장과 회복, 민생의 가치로 가기 위해서라도 내란 재판이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 최근 ‘위헌 논란이 있어도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광장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성을 절감했다.”


Q : 재판 속도를 왜 그리 강조하나.
A : “윤석열이 내년 1월 18일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다. 사형까지 가능한 범죄를 저지른 내란수괴가 또 석방돼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러면 국민의 분노가 사법부를 향할 것이다.”


Q : 정청래 대표가 2차 특검을 공식화했다.
“아직 3대 특검이 진행 중인데, 수사를 마무리했을 때 당초 목표로 한 결과에 미흡하다면 2차 특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법부에서 특검의 영장 청구를 유독 많이 기각했다.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 아니냐는 생각이 있다. 만약 새로 2차 특검을 하게 된다면 내란전담재판부와 세트로 가야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현희 최고위원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Q :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A : “1년이 지난 지금 와서 하는 사과가 진정성 있을까. 위기에 몰려 하는 눈속임용 쇼에 불과하다. 위헌 정당으로서 스스로 정당을 해산하는 것만이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생각한다.”


Q : 왜 진정성이 없다고 보나.
A : “국민의힘은 자격 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또 그가 헌정 질서를 파괴할 때 단호하게 단절하지 못했다. 비상계엄 해제에도 동참하지 않았고, 이후 탄핵 반대 당론 채택에 윤석열 체포 방해 등 내란 종식을 방해만 해왔다.”


Q : 계엄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분열은 더 심해졌다.
A : “분열은 정치권의 책임이다.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힘의 책임이 매우 크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야당 대표를 공작에 가까운 기소로 탄압했다. 일상이 재판을 받고 수사를 받는 거였다. 우리가 저항할 수밖에 없게 내몰렸다.”


Q : 내란 청산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유권자의 피로감이 커지지 않을까.
A : “내란 종식과 사법적 심판을 선거를 생각하며 하는 게 아니다.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Q : 18대 때 처음 국회 입성해 이제 3선 의원이다. 그때의 여의도와 지금은 다른가.
A : “이명박 정부였던 18대 국회도 극한 대립을 했다. 4대강 사업, 미디어법, 광우병 소고기 파동까지 대립 이슈가 산적했다. 하지만 인간적인 교류가 있었다. 저녁엔 여야 의원이 밥도 같이 하고 술잔도 기울였다. 정과 낭만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22대는 완전히 단절됐다. 여야가 사석에서도 으르렁 거린다.”


Q : 왜 그렇게 됐을까.
A : “윤석열 정권 이후 심해졌다. 대통령이 야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야당 대표를 범죄자 취급하며 일절 대화를 안 했다. 여당이던 국민의힘도 똑같았다. 우리에겐 자랑스러운 대표인데 멸시하고, 하대하고,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했다. 우리가 같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은 의회주의도 파괴했다.”


Q :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다른 후보와 비교한 경쟁력은.
A : “보수화된 서울에서 당선되려면 강남 표심이 중요하다. 한명숙 전 총리가 2010년 선거 때 서울 22개 지역에서 이기고도 강남3구에서 몰표를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결국 패배했다. 나는 강남과 한강벨트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후보로서 중도 확장력이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갑 후보였던 전현희 의원이 왕십리역 인근 대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군인에게 힘내라는 응원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나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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