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이정 기자] SBS ‘꼬꼬무’가 감금과 폭행으로 죽음에 이른 9세 지수 사건을 통해 일상 속 아동학대의 잔혹한 실체를 조명했다.
지난 4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연출 이큰별,이동원,김병길, 이하 ‘꼬꼬무’) 202회는 ‘모두가 죽였다 – 박 선생과 꼭두각시 엄마’로 음악감독 김문정, 배우 김소은, 한지현이 리스너로 참여해 왜곡된 심리적 지배 구조가 어떻게 참혹한 아동학대의 비극으로 이어졌는지 추적했다.
사건은 2016년, 천안 찜질방에서 지민 모녀를 돌보던 임남숙에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오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민에게 언니 지수가 있는데, 9세인 지수는 2년간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지민 역시 등교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지수의 엄마 수진은 진술을 여러 차례 바꾸며 남편 문제, 가정 형편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결국 경찰은 그녀를 긴급 체포했고, 수진이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에서 지인 은하 가족, 그리고 박 선생과 함께 살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수가 놀이터에서 사라졌다는 처음의 주장과 달리 장기간 감금과 폭행 정황도 밝혀졌다. 결국 경기도 야산에서 지수의 시신이 암매장된 채 발견되며 친모에 의한 폭행으로 살해되어 분노를 자아냈다.
9세인 지수는 의자에 테이프로 묶인 채 반복적으로 폭행당했고, 베란다에 20일 넘게 갇혔다. 친모인 수진은 이를 ‘훈육’이라고 주장하며 “더 강하게 혼냈어야 했다”고 말해 모두의 분노를 불러왔다. 김소은은 “미친 거 아니냐”고 경악했다.
[사진]OSEN DB.
이후 사건은 은하의 아들, 당시 6세 민찬의 진술로 뒤집혔다. 그는 아파트에 두 가족뿐 아니라 박 선생 가족 11명까지 함께 살았고, 자신과 지수, 지민이 베란다에 상시 감금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의자에 묶어 장시간 방치하고 폭행을 지시한 사람도 친모가 아니라 박 선생이었다. 박 선생은 투자, 대출을 미끼로 수진과 은하를 정서적으로 지배하며 폭행을 지시했다. 때로는 하루 100대에 달하는 폭행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치 사이비 지도자 같았다.
지수가 사망한 날에도 박 선생은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이 아이가 우리를 다 죽일거야”라며 폭행을 지시했다. 결국 지수는 영양결핍과 반복 폭행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 병원에만 갔어도 살 수 있었다는 사실에 김소은은 “너무 불쌍하다”고 오열했다.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지극 정성인 박선생의 모습에 김문정은 “사이코패스다. 이 단어도 아깝다”라며 충격에 빠졌다.
재판에서 박 선생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지만, 민찬의 감각 기반 기억과 민찬의 할머니가 상황을 증언해 박 선생이 학대를 주도한 사실이 입증됐다. 심지어 지수의 시신 앞에서 10억 원을 요구하며 흥정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김소은은 “이런 사람들과 같이 살았다는 게 끔찍하다”고 말했고, 한지현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경악했다. 재판부는 박 선생에게 징역 20년, 수진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엄마가 이유 없이 때릴 리 없다는 왜곡된 믿음 속에서 자신을 나쁜 아이로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해 애잔하게 했다. 5세부터 박 선생과 함께 지내며 엄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자책했을 것이라는 설명에 리스너들은 눈물을 흘렸고, 김문정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3MC는 “아동복지법은 아이들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의 희생으로 법체계가 발전했다는 뜻”이라며 “이제라도 어른들이 아이들의 비극보다 한발 앞서기를”이라고 말했다. 김문정 은 “이런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너무 슬프고 비극적이어서 말도 안 나옴”, “눈물 한 바가지 흘림”, “부모가 아이를 믿어줘야지 다른 사람을 믿고 학대한다는 건 부모로서 자격이 없다”, “박선생 인두겁을 쓴 악마인가”, “장현성 이야기하다가 이렇게까지 슬퍼하는 거 처음 봤어”,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 등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