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라이벌 구단 선수도 입을 열었다.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33)가 바르셀로나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26) 사태를 언급하며 팬들에게 최소한의 존중을 요청했다.
영국 'BBC'는 4일(이하 한국시간) "쿠르투아는 팬들에게 선수 학대를 멈춰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수요일 빌바오에서 열린 아틀레틱 클루브 원정 경기에서 팀 동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상대 서포터즈의 표적이 된 뒤 관중들에게 더 많은 존중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쿠르투아는 "우리는 결국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고, 인간이다. 아라우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라. 결국 모두가 그렇게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바르셀로나와 첼시의 경기 후에 일어난 일들을 보면 아라우호가 소셜 미디어에서 받은 학대와 그 모든 것들...모든 게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라며 "난 경기 중 서로를 놀리는 건 좋아한다. 하지만 항상 모욕이 따라올 필요는 없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지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존중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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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우호는 최근 무기한 휴식에 돌입했다. 정신적, 심리적으로 무너졌기 때문. 앞서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아라우호가 바르셀로나에 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위한 시간을 요청했다. 그와 그의 에이전트는 현재 경기장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 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구단에 이 같은 요청을 했다"라고 전했다.
사유는 퇴장 악몽이다. 아라우호는 지난달 26일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첼시전에서 퇴장당했다.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32분 과도한 항의로 첫 옐로카드를 받았고, 전반 막판 거친 태클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10명이 된 바르셀로나는 0-3으로 패했다.
아라우호가 레드카드로 경기를 망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중요한 경기에서 퇴장당하며 팀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과 UCL 8강 2차전에서 구단 역사상 최단 시간 퇴장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 탈락의 범인으로 몰렸다. 자연스레 팬들의 비판도 거세졌다.
결국 문제가 터졌다. 아라우호는 개인적인 부진 속에서도 부주장으로서 바르셀로나에 헌신해 왔지만, 첼시전 퇴장 이후 잠시 경기장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번 시즌 임시로 스트라이커를 맡아 지로나전 결승골을 넣기도 했으나 이대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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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데포르티보는 "아라우호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첼시전 퇴장 이후, 그리고 그 전부터도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바르셀로나에 현재 겪고 있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복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도 아라우호를 위해 그의 요청을 주저 없이 받아들였다. 매체는 "구단은 시한을 정하지 않고 회복 기간을 허락했다. 아라우호가 100% 컨디션을 되찾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아라우호는 자신과 팀, 클럽을 위해 손을 들어 회복할 시간을 요청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구단도 그의 심리적, 정신적 회복이 최선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아라우호가 언제 돌아올지는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바르셀로나 구단도 전적으로 그를 돕고 있다는 것.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르셀로나는 아라우호를 향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필요한 멘탈 케어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아라우호는 가족, 에이전트, 그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고 지지를 보내준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심리적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 와중에 비니시우스를 향한 야유가 또다시 터져나오면서 쿠르투아의 작심 발언이 나온 것. BBC는 "쿠르투아의 이번 발언은 스페인에서 선수 보호와 경기장 내 및 온라인에서 학대 증가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그의 팀 동료 옹호는 앞서 레알 마드리드가 선수들에 대한 차별과 개인적 모욕에 대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영했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