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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통·김치·라면 뭐든 어때요…사랑을 나누는 손길

중앙일보

2025.12.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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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이 서 있다. 사랑의열매는 이날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희망 2026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김경록 기자
‘30.3도’

지난 4일 오후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 온도다. 내년 1월 말까지 목표 기부액은 4500억원. 1%인 45억원이 쌓일 때마다 온도탑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이날 기준 1364억원이 모였다. 삼성과 4대 금융사의 ‘통 큰’ 기부에 많은 시민의 온기가 더해진 결과다.

사랑의 온도탑 뿐 아니다.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서울 중구는 최근 봉명라이온스클럽과 ‘사랑의 김장 및 식료품 나눔 행사’를 열었다. 봉명라이온스클럽 회원 30여명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신당동 주민센터 직원 등이 새벽부터 양념을 버무리며 김장 김치를 담갔다. 김치는 쌀과 라면·두유 등 생필품 꾸러미와 함께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신당동 지역 100가정에 전달됐다. 봉명라이온스클럽은 5년째 김장 봉사 등을 해온 단체다. 이 클럽의 박명우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필요한 분들께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는 내년 2월 14일까지 민·관 협력 나눔 캠페인인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5억원 늘어난 25억원이다. 앞선 기부자가 다음 기부자를 추천해 이어가는 ‘기부나눔 릴레이’와 강서구 내 176개 어린이집과 유치원생 7900여명이 참여하는 ‘사랑의 저금통 마음모으기’ 캠페인이 동시에 시작됐다.

개인과 단체·기업도 구청사나 가까운 동주민센터에 마련된 모금 창구, QR코드를 통해 얼마든지 기부가 가능하다. 계좌 이체뿐 아니라 신용카드, 스마트폰 간편결제로도 온정을 전할 수 있다. 현재 모금액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모임 기부금은 소아암·희귀질환 아동 환자의 치료비 등에 쓰일 예정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지난해 캠페인은 목표액 20억원의 두 배가 넘는 47억8000만원이 모였다”며 “우리의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지탱하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가 지난달 용인푸른꿈청소년쉼터를 방문해 300만원 상당의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사진 용인푸른꿈청소년쉼터

기업과 개인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는 지난달 24일 용인푸른꿈청소년쉼터를 방문해 300만원 상당의 후원 물품을 전달했다. 윤지현 지사장 등이 쉼터를 찾아 오수생 원장과 쉼터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쉼터는 단순히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생활 공간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학업·자립 지원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인 성장과 사회 복귀를 돕는다. 이날 둘의 만남 때 입소 청소년에게 필요한 지원방안과 현장의 어려움, 지역사회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오 원장은 “지역사회 관심과 응원이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해준 한국지역난방공사 용인지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서울시농아인협회 은평구지회에도 지난달 말 한 독지가로부터 5㎏씩 포장된 김장김치 100㎏이 답지했다. 김치는 지회 소속 농아인 20명에게 전해졌다. 김치를 맛본 한 농아인은 수어로 “정말 맛있다”며 “또 없냐”고 표현했다. 하지만 은평구지회의 경우 경기 침체 영향에 후원물품이나 후원액이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그나마 협회에서 협회로 들어온 건강식품이나 비누·샴푸 같은 생활용품을 지원해주고 있다. 지회 관계자는 “농아인들은 시각장애인과 같은 일반 장애인과 달리 의사소통을 직접 해보지 않고는 장애 여부를 알 수 없다”며 “그러다 보니 다른 장애인 복지시설에 비해 농아인협회가 관심을 덜 받는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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