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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50m전망대와 레스토랑…관광·편의시설로 바뀌는 소각장

중앙일보

2025.12.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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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가 생활쓰레기 처리장을 전망대와 수영장 등을 갖춘 관광·편의 시설로 만들고 있다. 이에 과거 혐오·기피시설이 주민 친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서산 자원회수시설. 생활쓰레기 소각장과 물놀이장 등을 갖추고 있다. 사진 서산시


서산시, 찜질방 갖춘 자원회수시설

6일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충남 서산시는 지난 2일 양대동에 친환경 자원회수시설을 완공했다. 1054억원을 들여 만든 자원회수시설은 하루 200t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94m(아파트 30층) 높이 전망대, 소각동 굴뚝 높이(약 30m)에서 출발하는 어드벤처 슬라이드(미끄럼틀), 실내 어린이 암벽 등반 체험장, 어린이 물놀이시설, 찜질방과 사우나 등도 있다.

어린이 물놀이 시설은 약 60명, 찜질방·사우나 시설은 100명 정도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전망대(이용료 1000원)에 오르면 서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각시설은 지난 7∼9월 시운전과 성능검사를 마쳤으며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주민편익시설과 체험관광시설은 내년 상반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사우나 등 시설과 인근에 조성되는 지능형 농장(스마트팜)에 공급된다. 또 1시간당 3.2㎿의 전력을 생산, 한국전력에 판매(연간 20억원)한다.

아산환경과학공원. 사진 아산시
소각동 굴뚝에는 질소산화물·염화수소·일산화탄소·먼지 등 배출가스와 유해물질 농도 실시간 자동 측정기도 설치됐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자연회수시설은 13년의 노력 끝에 완공됐다"이라며 "단순히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 아닌, 미래 세대가 환경을 배우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산, 50층 높이 전망대·레스토랑

충남 아산시도 이와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아산시는 2011년 6월 배미동에 생활쓰레기 소각장과 함께 아산환경과학공원을 완공했다. 사업비 1156억원을 10만7809㎡규모로 조성된 공원에는 생태곤충원·장영실과학관·수영장·온양4동사무소가 들어섰다. 헬스장·찜질방·사우나·풋살경기장 등으로 꾸민 건강문화센터도 있다. 아파트 50층(150m)높이의 소각장 굴뚝에 전망대와 레스토랑도 만들었다. 전망대 이용료는 500원이다. 전망대와 레스토랑 등을 중심으로 이곳에는 연간 80만명 이상이 찾고 있다. 이들 시설은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경기 하남 유니온파크. 사진 하남시
3666㎡ 규모인 생태곤충원에는 파파야·망고·커피나무 등 아열대 식물이 있다. 닥터피시와 멕시코 도롱뇽인 우파루파, ‘사막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미어캣 등도 사육한다. 아산시 관계자는 “실내 온도는 소각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데워 유지한다”며 “한겨울에도 항상 25도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장영실과학관에는 측우기와 해시계 등 세종 때 과학자 장영실의 발명품이 전시돼 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소각장이 혐오시설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평택 오썸플렉스. 사진 평택시


경기 하남시 "유니온파크가 원조"

경기 하남 유니온파크와 평택 오썸플렉스도 주민 편의시설 등을 갖춘 소각시설이다. 이곳은 모두 폐기물 처리시설을 지하에 만들고, 그 위에 공원·체육시설·물놀이장 등을 조성했다. 단순한 ‘혐오시설’에서 벗어나, 주민 여가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니온파크는 2015년 국내 최초로 지하에 폐기물 처리 시설과 하수처리시설을 함께 설치한 환경기초시설이다. 유니온파크에는 높이 105m의 전망대도 있다. 2019년 문을 연 오썸플렉스(5SOMEPLEX)에서는 하루 250t의 생활쓰레기가 처리된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충남대 명예교수)는 “소각장이 혐오시설이라는 것은 옛말”이라며 “각종 편의시설과 함께 주민 곁으로 바짝 다가갔다”고 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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