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검찰의 진술회유·강압수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가 방용철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과 박모 전 쌍방울 그룹 이사,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6일 파악됐다. 구속영장 청구서엔 방 전 부회장 등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TF는 쌍방울 차원에서 안 전 회장을 재판 증인으로 매수하기 위해 금전적 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TF는 특히 안 전 회장의 딸이 서울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에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 데 대해 배임액을 7280만원으로 특정했다. 또 안 전 회장의 딸이 쌍방울에 취업해 받은 임금을 허위급여로 보고 2700만원을, 안 전 회장에게 제공한 차량에 대해선 800만원을 배임액으로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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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수, 이화영 대북송금 유죄 재판서 핵심 증언
안 전 회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청·쌍방울과 북한 측을 연결해 준 대북 브로커로 지목된 인물이다. 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북송금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는데 핵심적인 증언을 한 증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안 전 회장이 쌍방울 측으로부터 자녀 취업과 오피스텔 제공 등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뒤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쌍방울이 북한에 준 돈은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이라고 증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수원지법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태 회장과 쌍방울 직원들, 그리고 안부수 회장의 진술이 일치한다”는 점을 유죄 선고 배경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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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곽영환 TF 팀장, 연어 술파티 수사 확대
TF는 방 전 부회장과 안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등 또 다른 진술 회유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TF 팀장은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맡는데, 정용환 전 감찰부장이 지난달 19일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되며 지난 5일 새 감찰부장 겸 TF 팀장으로 곽영환 수원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연어 술파티 의혹은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을 회유하기 위해 조사실에 연어회와 소주를 반입했다는 내용으로 TF의 핵심 조사대상 사건 중 하나다. 앞서 법무부는 자체조사를 통해 수원지검 조사실에서 연어와 소주를 반입한 술자리가 이뤄진 날로 2023년 5월 17일을 특정했다.
하지만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검사이자 술자리 제공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는 “의혹이 제기된 연어를 곁들인 술자리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연어 술파티가 이뤄진 날짜로 지목된 2023년 5월 17일 쌍방울 법인카드로 수원지검 청사 앞 편의점에서 소주와 담배를 구매한 내역이 확인된 데 대해선 “술 구매 사실과 술을 청사에 들였다는 것은 전혀 별개 사안”이라며 “(쌍방울 법인카드로 소주를 구매한) 해당 시간 이후 쌍방울 직원이 검찰청에 들어온 기록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