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5년 차 경기도 화성 동탄2지구대 소속 경찰관 박대희(40) 경장은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4일 오후 2시35분쯤 화성시 영천동 선납숲공원 내 연못 앞에 달려 도착했다. 신고 접수 5분 만이었다. 당시 A씨(70대)는 연못 안 안전 구조물 위에 웅크리고 앉아 무릎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A씨는 스스로 물 밖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움직일 때마다 딛고 있던 구조물이 흔들리며 서서히 가라앉았다. 사고 당시 영천동의 기온은 영상 1도였다. 구조가 늦어져 A씨가 물속에 오래 머무를 경우 저체온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박 경장은 순찰 조끼를 벗고 직접 연못에 뛰어들었다. A씨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구명환(구명 튜브)을 붙잡게 해 물에 빠지지 못하게 했다. 박 경장은 수변 데크 산책로 쪽으로 A씨를 이끌어 겨우 데크 인근에 다다랐지만, 난간 높이가 바닥에서 3m는 족히 넘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박 경장은 물속에서 A씨를 밀어 올렸으나 발아래 구조물이 가라앉아 명치까지 물에 잠겼다. A씨가 미끄러지면 더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계속 A씨를 붙들고 있던 박 경장은 그때쯤 도착한 119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더해 A씨를 안전하게 물 밖으로 꺼냈다.
당시 A씨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구조되는 내내 입을 꾹 닫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19구급대는 저체온증을 우려해 그를 병원으로 옮겼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박 경장은 10년간 회사원으로 지내다가 경찰 생활을 하던 셋째 누나와 매형들을 보고, 귀감을 얻어 8년 전부터 경찰 시험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수험 생활 끝에 지난 2020년 5월, 35세의 나이로 늦깎이 임용된 5년 차 경찰관이다. 지난해 2월부터 동탄2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바다 수영을 종종 했지만, 물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건 처음이다.
박 경장은 “함께 출동한 지구대장과 순찰팀 선배 등 동료들이 땅 위에서 나를 지켜줄 거라 믿었다”며 “위험에 처한 시민들 누구에게나 ‘우리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안심을 주는 경찰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