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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침통 분위기 속 의회 선거…'최저' 2021년 투표율은 넘겨(종합)

연합뉴스

2025.12.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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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만 출마' 도입 후 두번째 선거…유권자 무관심에 화재까지 겹쳐
홍콩, 침통 분위기 속 의회 선거…'최저' 2021년 투표율은 넘겨(종합)
'애국자만 출마' 도입 후 두번째 선거…유권자 무관심에 화재까지 겹쳐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홍콩이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로 침통한 분위기 속에 7일 입법회(의회) 선거를 예정대로 마쳤다.
홍콩은 이날 오전 7시 30분(이하 현지시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16시간 동안 입법회 선거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patriots-only) 출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홍콩 선거제를 뜯어고친 뒤 두 번째로 치러진 입법회 의원 선거다.
관심을 모은 투표율은 오후 10시 30분 기준 31.43%로 2021년 선거 당시 투표율 30.2%를 넘겼다. 홍콩 당국은 이번 선거 투표 시간을 2시간 연장했는데, 오후 11시 30분 투표까지 반영하면 최종 투표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웡 푹 코트' 화재 참사가 발생한 타이포 지역을 포함하는 신계 동북부 선거구 투표율은 오후 10시 30분 기준 29.72%로 홍콩 10개 구역 중 유일하게 30%를 밑돌았다.
홍콩 입법회 총 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20석은 10개 선거구 주민이 직접 선출하고,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선거위원회)이 40석을 뽑는다. 나머지 30석은 업계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 직능대표 의석이다.
이번 선거는 최소 159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달 26일 '웡 푹 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 이후 11일 만에 치러지는 것이다. 홍콩 정부는 참사 여파를 수습하는 동시에 입법회 의원 선거도 실시할 수 있다며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선거에서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올해 2월 제1야당이던 민주당이 해산을 결정한 데 이어 6월에는 마지막 남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연맹(LSD)까지 해산하면서 홍콩 내 '공식' 민주화 세력은 존재하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을 포함해 현직 의원의 40%에 해당하는 35명이 이번에 불출마했다.
2012년 53.05%, 2016년 58.28% 등 50%를 넘겨왔던 입법회 의원 선거 투표율은 '애국자만' 선거제 도입 이후인 2021년 12월엔 30.2%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홍콩 유권자의 약 60%가량이 범민주 진영에 표를 던져왔는데, 선거제 개편 이후 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2023년 12월 구의원 선거 투표율은 27.5%로 역대 홍콩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 가운데 가장 낮게 나오는 등 홍콩 주민들의 선거 참여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화재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민심 악화 우려가 나오자 중국·홍콩 당국은 비판 여론을 '반중·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단속했다.
홍콩 정부는 투표 시간 연장과 투표소 추가 설치, 투표 휴가 독려, 상점 할인 등으로 투표율 높이기에 나섰다. 이번 선거에 불참하거나 무효표를 던지라는 말을 온라인 등에서 한 혐의로 11명이 체포됐고, 6일에는 외신 매체들을 불러 화재 참사와 관련한 '허위·왜곡 보도'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분위기 다잡기에 나섰다.
아직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타이포 지역에서는 이날 평소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투표가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타이포 주민 응아이 벡킹(70)씨는 이번 참사 이후 친중 진영 최대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DAB)에 실망해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화재 후 불면증을 겪고 있다는 그는 "그들 중 일부는 그저 문제를 일으켰다. 제대로 일하지 않고 납세자의 돈을 낭비했다"며 젊은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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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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