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코미디언 박나래와 조세호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이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을 향한 하차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현재까지 두 사람을 편집 없이 내보내며 ‘유지’ 기조를 택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최근 이이경 강제 하차 논란의 여파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세호는 지난 4일 불법 범죄 제보를 다루는 한 SNS 계정을 통해 제기된 ‘조폭 연루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계정은 조세호가 고가의 선물을 받고 조직폭력배 일원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를 홍보했으며, 경남 거창 지역에서 활동했던 조직폭력배 최모 씨와 최소 10년 이상 친분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조세호와 최 씨가 어깨동무한 사진까지 공개되며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대해 조세호 소속사 A2Z엔터테인먼트는 5일 공식 입장을 내고 “금품 수수 및 조폭 연루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또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폭로 계정은 “계속 ‘단순 지인’이라고 주장할 경우, 조세호 부부가 최 씨 집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진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이 여파로 조세호가 출연 중인 KBS2 ‘1박 2일’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공식 SNS에는 하차 요구 댓글이 쏟아졌고,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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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최근 전 매니저 2명으로부터 갑질·폭언·특수상해·대리 처방·진행비 미지급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했고, 이에 따른 부동산 가압류 신청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전 매니저들은 24시간 대기, 사적인 가사 노동, 술자리 강요 등을 주장했다. 박나래 측은 이에 대해 “퇴직금은 정상 지급됐고, 이후 회사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금전을 추가 요구해 이를 거절하자 사실과 다른 주장이 이어졌다”며 전 매니저들을 공갈 및 횡령 혐의로 맞고소했다.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대해서도 “의사 면허를 가진 의료인에게 왕진 형태로 치료를 받은 것”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의사 단체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이 7일 공식 성명을 통해, 박나래의 ‘주사 이모’로 불린 인물이 주장한 학력이 ‘실체 없는 유령 의대’라고 지적하면서 사안은 다시 확산 국면에 접어들었다. 공의모는 “중국 의대 출신이라 하더라도 한국에서 의료행위를 했다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하며 추가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방송사들은 조세호와 박나래를 당장 하차시키기보다는, 기존 촬영분은 물론 새 방송에도 그대로 출연시키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조세호는 프로그램에서 큰 편집 없이 등장했고, 박나래 역시 MBC ‘구해줘! 홈즈’, ‘나 혼자 산다’, tvN ‘놀라운 토요일’ 등에 정상 출연 중이다. 박나래의 경우 8일 ‘나 혼자 산다’ VCR 스튜디오 녹화도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라, 참석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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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배우 이이경의 강제 하차 논란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이경은 사생활 루머 속에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제작진 권유에 의한 강제 하차였다”고 폭로하며 여론 역풍을 불러온 바 있다. 이후 방송사와 출연진 모두 큰 논란을 겪었다.
이 같은 전례 때문에 방송사들이 현재는 ‘사법 판단 전 하차’라는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려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차 결정이 섣불 경우, 또 다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결국 조세호와 박나래 모두 하차 요구 여론은 거세지만, 방송사는 아직 관망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 향후 수사 결과나 추가 폭로, 혹은 당사자들의 공식 입장에 따라 제작진의 선택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고 간다’는 방송사의 선택이 방패가 될지, 아니면 부담을 키우는 결정이 될지는, 여론과 법적 판단의 흐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